에릭 텐 하흐 3RD MAN PLAY in Man Utd. First Training Session
 
•A-B-C 3명, 혹은 A-B-C-B 4명의 선수가 Unit(공과 함께 상호작용을 하는 단위)으로 플레이 한다.
 
•3rd man rule(3자 플레이 규칙) ; 항상 공을 가지는 선수는 직전 상황에서 공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은 선수로, 즉 공을 주거나 공을 받은 선수가 아닌 공으로 부터 자유로운 선수가 되어야 한다.
 
•Unit의 모든 구성 요소가 실시간으로 동시에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전개되며, 모든 구성 요소는 공에 직접적인 개입을 하는 것과는 별개로 구성요소로써 상황에 개입한다.
 
ex) C는 자신이 A로부터 공을 받지 못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다음 상황에서 B로부터 공을 받기 위해 움직인다. 해당 움직임으로 인해 C는 공으로부터 자유로운, 즉 수비의 시야에서 자유로운 상태에서 공을 받게 된다.
 
->상호작용의 complexity와 intensity 관점에서 보았을 때, 상대팀(opponent)이라는 요소가 생략되어 있기 때문에 그 레벨이 높지 않은 테스크라고 볼 수 있다. 반면 그렇기 때문에 첫번째 훈련 세션에서 첫번째 테스크로 가져가기에는 최적의 테스크 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패스라는 기술적인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닌, 감독의 게임 모델과 핵심 원칙을 체화 하되 난이도가 좀 더 낮은 상황에서 이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축구 훈련에 대한 좀 더 세부적인 내용 : https://www.podbbang.com/channels/1772853/episodes/24383932?ucode=L-hnmBDudB
 
Posted by 장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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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을 진행하는 토마스 투헬 현 첼시 Coach  (이미지 출처 : mirror.co.uk)

 

 

 

코치(Coach)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았을 경우 우리는 다음과 같은 설명을 볼 수 있다. 

 

'스포츠 팀에 있어서 팀의 전문적인 방향성을 제시하고, 신체적인 준비 과정에 종사하는 사람. 매경기 경기에 나서야 하는 선수를 정하며 각 선수가 수행해야 하는 기능적 역할을 지정한다. 특히 이런 분야에 프로로서 종사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러한 설명을 토대로 보았을 때 우리는 코치(국내에서 얘기하는 감독/코치의 구분 없이 직업적인 의미에서 이를 총칭) 라는 존재가 경기에서 선수가 수행하는 기능적 역할을 지정하고 제시하며, 이를 통해서 최종적으로는 스포츠 종목에서 팀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코치는 훈련을 통해서 앞서 언급한 역할들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번 포스팅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혹은 어떤 방식으로 코치가 이러한 역할들을 수행하게 되는지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1. 게임 모델의 구축과 수정

 

코치가 팀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서, 그리고 훈련을 진행하기에 앞서서 가장 먼져 해야하는 것은 바로 게임 모델의 구축이다. 선수 개인이 수행하는 기능적 역할에 대한 지정과 더불어서 훈련을 주관하기 위해서는 우선 코치 스스로 팀이 어떻게 플레이 해야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는 이러한 게임 모델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을 통해서 생각하기를 코치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나 축구 철학, 혹은 축구관 그 자체로 생각하며 선수들이 이에 맹목적으로 적응을 하고 맞춰야 하는 일방향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게임 모델이란 그렇게 일방향적인 것이 아닌 코치와 선수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구성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코치가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나 축구관이 핵심이 되긴 하지만, 게임 모델은 한번 구축이 된 이후에 고정불변으로 그 형태가 계속해서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되려 지속적인 수정의 과정을 통해서 게임 모델은 진화하고 변화하게 된다. 특히 팀을 넘어서 구단과 국가에 존재하는 문화, 선수들 개개인의 특성, 그리고 대회의 특성 같은 요소들과 상호작용함으로써 게임 모델은 계속해서 수정되어 진화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게임 모델이란 어떠한 구조로 구성이 되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게임 모델을 구성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축구에서의 4가지 국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축구는 공의 소유권에 따라서 공격과 수비의 역할이 구분될 뿐이지 전/후반을 나누는 하프타임과 세트피스 상황 정도를 제외하고는 경기가 끊김이 없이 진행되는 실시간 종목이다. (물론 최근에는 VAR의 개입으로 인해 그 끊기는 빈도가 좀 더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턴(Turn)제로 진행되는 야구처럼 완벽하게 경기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끊어서 구분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감안해서 경기를 상황의 연속으로 이해하기는 하되, 공의 소유권을 기준으로 해서 팀이 어떠한 국면에 놓여있는지는 구분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 때 그 기본단위가 되는 것이 바로 아래서 볼 수 있는 4개의 국면이다.

 

 

 

 

 

게임 모델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기본이 되는 축구 경기에서 발생하는 4개 국면

 

 

 

 

기본적으로 팀이 공을 가지고 공격을 진행할 경우에는 공격 국면, 반면에 공격을 진행하다가 공을 빼앗긴 직후에는 수비전환 국면에 놓인 것으로 분류한다. 또한 수비전환 국면을 통해서 팀이 완전히 수비로 전환했을 경우에는 수비 국면, 그리고 수비를 하다가 상대로부터 공의 소유권을 다시 회복했을 경우에는 공격전환 국면을 거쳐 다시 공격의 국면으로 회귀하는 것을 축구 경기에 존재하는 하나의 싸이클로써 이해한다.

 

그리고 게임 모델이란 결국 축구 경기에 존재하는 이 4개 국면에서 팀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에 대한 '행동양식'이라고 볼 수 있다. 각 국면에서 상황에 따라 어떻게 움직여야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원칙을 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반복적으로 훈련을 진행하여 이것이 경기에서도 그대로 발현되게 한다. 코치의 머릿속만 존재하는 추상적인 형태,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매번 명확한 기준이 없어서 선수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혼동을 일으키는 것이 아닌, 훈련 상황에서의 반복을 통해서 명확하고 분명하게 선수들에게 전달이 되고 입력이 되는 형태로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게임 모델의 구축은 큰 단위의 상위 원칙들에 종속되는 하위 원칙들의 정립을 통해서 더 구체화 된다. 예를 들면 공격을 진행하다가 공의 소유권을 빼앗겨 수비로 전환해야하는 수비전환 국면의 경우에는, 상위 원칙으로 '즉각적인 압박'이냐 혹은 '수비진형의 구축'이냐를 설정하고 상황에 따라 이를 선택적으로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두가지 형태의 상위 원칙은 기본적으로 팀의 모든 선수에게 적용되는 것이다. 반면에 하위 원칙의 정립을 통해서 필요한 것은 라인 단위, 혹은 선수 개인 단위로 해당 상위 원칙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조금 더 세부적인 행동양식이다. 단적인 예로 '수비진형의 구축'이라는 상위 원칙을 실행하는 관점에서 볼 때, 공과 가장 가까운 선수가 가져가야하는 행동과 공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선수가 가져가야하는 행동은 동일할 수 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를 감안한 구체적인 하위 원칙이 필요한 것이다.

 

 

2. 훈련의 구성과 진행

축구에서의 훈련이란 어떻게 구성되고 진행되어야 하는가 라는 포스팅을 통해서 이론적인 관점에서 훈련이라는 것이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대략적인 이해를 가져갈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이론적인 관점에서의 설명 보다는, 토마스 투헬 (현 첼시 Coach)의 말을 빌려 좀 더 실질적인 관점에서의 얘기를 해보고자한다. 

 


토마스 투헬, "나의 팀은 사이드 채널에 공이 있을 경우, 사이드라인을 따라서 플레이 하는 방식이 머리에 각인되어 있었다.

ex) 사이드라인에 있는 풀백이 같은 사이드라인에 있는 윙에게 하는 종패스 

그리고 그것은 굉장히 편하고 안전한 방법이었다. 선수들은 공을 가진 선수가 전방에서 뭘 하는지 볼 수 있었으며, 자신이 플레이에 관여되려고 할 필요가 없었다."

 

"우리는 그런식으로 플레이 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나는 나의 팀이 좀 더 후방에서부터 전방을 향해 대각선으로 나가는 날카로운 패스를 통해서 플레이 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했냐고? 우리는 우리가 훈련하는 운동장에서 코너 부근을 잘라내버렸다. 무슨 말이냐면 우리는 골대 2개가 배치되어 있는 운동장이긴 한데,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것처럼 직사각형의 모서리가 없는 운동장을 만든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다이아몬드 형태의 운동장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우리는 모든 경기에 대한 준비를 그 다이아몬드 형태의 운동장에서 진행했다.¨

 

¨왜냐고? 우리의 핵심 원칙이 대각선의 형태로 플레이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대각선 방향으로, 땅볼로, 역동적으로 들어가는 패스를 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고 나의 코칭 스태프의 목표였다."

 

"그래서 우리는 운동장의 형태 변화를 통해서 선수들이 해당 플레이를 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었다. 우리는 선수들의 내적인 관점에서 변화를 준 것이 아니라, 운동장의 형태라는 외적인 환경의 변화를 줌으로써 선수들의 창의력을 최대치로 강제할 수 있었다."

 

"선수들이 다이아몬드 공간 안에서 상황을 타개하는 관점에서 볼 때, 선수들 자신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조건들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우리는 그러한 조건들을 원치 않았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나의 코치에 대한 역할을 극단적으로 바꾼 프로세스이다."

 

"나는 그렇게 선수들이 뭔가 스스로 조건을 만드는 것을 당시에도 원하지 않았고, 지금도 원하지 않는다. 나는 사이드라인에서 사이드라인으로 종패스가 시도될 때 마다 훈련을 멈추고 이를 지적하는 코치가 되고 싶지 않다."

 

""내가 몇번이나 말했어, 대각선으로 플레이해야된다고 했잖아!" 나는 그런 유형의 코치가 되고 싶지않다. 그리고 그러한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한 방식이 아니다."

 

"나는 그저 운동장에서 코너 부분들을 잘라서 들어낼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나는 그런 얘기를 하기 위해 훈련을 계속해서 멈출 필요가 없어진다."

 

"대신에 나는 선수들이 그 다이아몬드 공간 안에서 어떻게 상황을 타개하는지 관찰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선수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서포트 할 수 있다. 관찰의 과정을 통해서 선수들에게 격려와 칭찬이 필요하다면 격려와 칭찬을 건넬 수 있을 것이고, 만약에 적절하게 상황을 타개하지 못한다면 비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바로 내가 훈련하는 방식을 바꾼 상황이다. 이러한 방식이 바로 내가 원했던 방식이며, 지금도 내가 계속해서 원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형태의 훈련 모델, 그리고 행동 양식은 여전히 내 코칭스태프 안에서 주류로써 자리매김 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것들을 최근의 인간 뇌에 대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발전시키고 개선해왔다."

 

"무슨 말이냐면 우리는 계속해서 반복해서 훈련을 진행하기는 하지만, 이러한 반복은 결코 같은 상황의 재현, 즉 재생산에 있지 않다. 우리의 훈련방식은 생산적인 것이지, 재생산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우리는 훈련 과정에서 전략을 적용하거나 사전에 준비된 패턴을 활용하지 않는다."


 

투헬이 도르트문트 시절 진행한 컨디션 매치(Partido modificado). 역시나 코너를 잘라낸 다이아몬드, 혹은 8각형 형태의 공간에서 이를 실행하고 있다.

 

 

위와 같은 투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축구에서의 훈련이란 결국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의 연출' 그 자체여야만 한다. 투헬의 경우에는 공간적으로 운동장의 코너 부근을 잘라서 들어냄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게임 모델에 근거한 플레이가 실행될 수 있는 상황을 연출했다. 선수가 해당 상황에 계속해서 노출되게 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는 결국 축구를 뇌에서 시작되는 활동, 즉 무의식이 개입이 그 무엇보다 크다는 전제하에 이뤄지는 훈련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선수가 특정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유도하지만, 행위 자체를 반복하는 재생산의 개념이 아닌 다른 구성요소들과 상호작용하게끔 함으로서 '새로운 습관의 형성'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정리를 하자면 훈련의 주관자로서 코치는, 우선적으로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팀의 게임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게임 모델은 각 국면별로 명확하고 세부적인 상위 원칙과 하위 원칙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자신 뿐만 아니라 선수에게도 구체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형태의 것이어야 한다. 또한 이렇게 구축된 게임 모델은 고정불변의 형태가 아니고 선수의 특성을 비롯한 여러가지 요소들과 상호작용 하며 끊임 없이 수정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리고 코치는 이렇게 선결 과제로써 마련된 게임 모델을 기반으로 해서 훈련을 구성하고 진행하게 된다. 반면에 이는 투헬의 발언에서 볼 수 있듯이 말을 통해서 이뤄진다기 보다는 '상황의 연출'을 통해서 이뤄진다. 적정 수준에서의 피드백은 분명히 이뤄져야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투헬의 말처럼 훈련을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서 코치의 이상적인 역할은, 연출된 상황에서 선수들이 상호작용 하는 것을 관찰하는 '관찰자'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관찰자가 되기 위해서는 훈련을 계획하고 구상하는 단계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자되어야만 한다. 어떠한 조건들을 통해서 선수들이 게임 모델을 체화하기에 좀 더 나은 상황이 연출될 수 있을지에 대한 끊임 없는 고민과 고뇌가 필요하며, 이러한 고민과 고뇌를 통해서 구상되고 계획된 훈련에서만이 자신의 개입은 최소화 한 상태로 원하는 바를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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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mundoneurona.wordpress.com

 

 

축구는 결국 몸이 아니고 뇌가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라고 할 수 있다. 축구를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축구를 단순히 공을 발로 차면서 하는 행위가 아닌, 정확하게 말하자면 뇌에서부터 시작되는 활동으로써 이해해야하는 것은 확실히 맞는 얘기다. 하지만 뇌 또한 우리 몸의 일부로써 기능하는 신체 기관이기 때문에 이를 완전히 몸과 고립시키고 분리시켜서 생각할 수 없으므로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라고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축구와 뇌라는 두 단어를 연관지어서 얘기한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느끼는 그 거리감은 상당히 클 수 밖에 없고, 어쩌면 뇌라는 단어를 축구와 엮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 조차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뇌라는 단어, 그리고 뇌와 관련된 지식은 우리가 굳이 찾아보지 않는다면 일상생활에서는 접할 수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생소하기만 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뇌는 굳이 축구가 아니더라도 우리 일상생활에서 그 어떤 신체 기관보다 큰 영향을 우리의 삶에 미친다. 우리가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부터 다시 밤에 잠이드는 그 순간까지, 우리의 뇌는 우리가 내리는 모든 판단과 결정을 관장한다. 그리고 이러한 우리의 판단과 결정은 크게 의식적인 것과 무의식적인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축구를 온전하게 이해하고 보다 본질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후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무의식적으로 뇌가 내리는 판단과 결정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위 영상에서 볼 수 있는 이니에스타의 득점은 그 의미가 상당히 크다. 3년 동안 9관왕을 기록했던 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 헤게모니의 시작을 알리는 것과도 같았던 득점이었기 때문이다. 영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이니에스타는 왼쪽에서 패스가 넘어온 것을 컨트롤 하지 않고 오른발로 다이렉트로 처리했고 공은 골대 우측 상단으로 향했다. 수비의 위치나 여러가지 정황들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득점이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공이 향했다고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이후 다수의 기자들이 득점의 주인공인 이니에스타에게 다가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건넸다.


Q. 공을 차기 전에, 슛팅을 하기 전에 어떤 생각을 했습니까? 그 공간이 유일하게 득점을 성공시킬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았나요?
그러자 이니에스타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A. 글쎄요 잘 모르겠네요! 전 그저 제 혼을 담아서 공을 찼을 뿐이고, 공이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통상적으로 대중들은 선수들이 행하는 행위의 대부분이 의식적으로 행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끊임없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하는 축구의 특성상 이는 사실이 아니다. 특히 우리가 텔레비젼이나 모바일 중계를 통해서 볼 수 있는 레벨의 경기들에서는 선수들에게 주어진 공간적/시간적 여유가 극히 제한적이다. 이는 축구라는 종목을 행하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주어진 상황에 대한 반응'으로써 이뤄지는 무의식에서 나온 행동을 통해서 경기에 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니에스타의 위와 같은 인터뷰는 그 사실을 뒷받침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최근의 뇌과학 분야에서 정설로서 받아들여지는 의식-무의식의 관계와도 일치한다. 선수가 특정 동작을 취한다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최근의 뇌과학은 해당 동작이 내려지기까지의 과정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무의식을 통해서 선수는 특정 동작을 실행한다, 그리고 그 이후에 선수의 의식은 해당 동작이 실행되었다는 정보를 전달 받고 이를 본인의 자유 의지(libre albedrío)를 통해서 선택했다고 인식한다' (Rafel Pol, 2011)

 

이를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생각하는 특정 행동의 의도라는 것은 사실상 무의식을 통해서 실행된 행위에 대한 ´이유 혹은 설명´으로써 후에 덧붙여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의식이라는 것 또한 우리의 행동 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기는 한다. 하지만 이는 행동을 시작하는 그 시발점으로써 기능하기 보다는, 무의식을 통해서 결정된 행동에 대한 일종의 '거부권'으로써 활용된다. 즉 무의식을 통해서 결정된 행동을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의식이 개입하여 이를 거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Libet, 1983). 반면 앞서 말했듯이 축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축구에서 행해지는 선수들의 동작들에는 이러한 거부권으로써의 의식이 개입하는 비중 보다는 무의식이 개입하는 비중이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무의식의 행동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무의식이란 결국에는 말 그대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예측할 수 없고 우리의 자유의지로는 전혀 개입할 수 없는 영역인 것일까? 무의식이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으로 인해서 이렇게 생각하기가 쉽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러한 무의식의 행동, 특히 축구를 포함한 스포츠 종목에서 행해지는 무의식에서부터 시작되는 동작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뇌의 주요 기능 중 하나인 '기억'이라는 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보통 기억을 과거에 일어났던 일을 회상할 수 있는 능력 정도로 생각하고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억은 저장되는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서 세부적으로 그 종류가 나눠지게 되는데, 우리가 지금 얘기하고 있는 무의식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억은 바로 장기기억의 한 종류인 '절차기억'이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백과사전

 

 

기억은 크게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으로 나뉘게 되고, 장기기억의 경우에는 또 다시 외현기억과 암묵기억 두 종류로 나뉘게 된다. 외현기억은 우리가 의도적으로 떠올리는 기억인 반면, 암묵기억에서의 절차기억은 습관화, 즉 반복과 연습을 통해서 남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몸에 남는 기억'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절차기억이 바로 무의식 중에 일어나는 반응을 일으키는 우리의 뇌에 내재된 기억인 것이다.

 

축구로 상황을 설정할 경우 공이 우리를 향해 왔을 때 그 공을 컨트롤 하는 동작, 동료에게 정확한 패스를 보낼 수 있는 동작, 그리고 골대를 향해서 슛팅을 시도하는 동작까지 우리가 기술이라고 하는 모든 동작들은 이처럼 반복과 연습을 통해서 우리 몸에 남는 기억인 절차기억을 통해서 무의식적으로 실행되게 된다. 이말은 결국 선수가 자신이 경기에서 실행하는 동작을 의식적으로 선택할 수는 없지만, 특정 행동을 반복과 연습을 통해서 습관화하는 것에 성공한다면 경기 중에 개입하는 이 무의식의 영역에도 충분히 개입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이 때 이러한 선수의 무의식의 영역에 개입해서 올바른 습관의 형성에 기여해야하는 것이 바로 훈련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때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은 바로 축구라는 종목의 특성이다. 훈련 방법론에 대한 포스팅기술과 전술의 상관관계에 대한 포스팅에서도 볼 수 있듯이 축구는 단순히 기술적인 행위를 실행하는 것으로는 선수가 경기에서 온전하게 기능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자신이 놓인 상황이 어떠한 상황인지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해당 상황에 대한 적응, 혹은 적절한 해결책으로써 기술적인 동작을 실행해야만 하기 때문에 반드시 실제 경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된 상태에서 반복과 연습을 해야지만 유효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다.

 

 

<이강인이 느끼는 스페인과 한국 선수들의 차이 : 7분 17초부터 9분1초.> 스페인 선수들은 폼, 즉 기술적인 능력이 조금은 부족할지라도, 올바른 상황인식과 판단(전술적인 능력)을 바탕으로 11대11 상황을 타개한다. 또한 가장 경기에 가까운 훈련은 결국 경기이고, 훈련은 결국 경기에서 발생하는 상황의 연출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가 축구선진국이라고 하는 국가들의 훈련 방법론과 국내의 훈련 방법론에는 비교적 큰 차이가 존재한다. 특히 유소년 레벨에서 이 접근방식의 차이는 굉장히 두드러진다. 우리가 축구선진국이라고 하는 국가들은 대부분이 이렇게 축구의 훈련과 경기에 대한 접근방식 자체를 뇌과학적인 관점에 두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실제 경기 상황과 비슷한 상황 속에서 선수들이 올바른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다시 말해서 국내에서 흔히 얘기하는 코디네이션이나 레슨, 즉 마커나 장비들을 배치해 놓고 움직이는 동료나 상대 없이 공을 가지고 선수 개인이 기술적인 동작을 반복하는 '상황 인식이 배제된' 형태는 훈련의 보조가 될 수는 있어도 주가 되지는 않는다.

 

오프사이드. 쓰로인, 골킥 등 축구의 규칙이나 여러가지 상황들을 이해하는 것이 아직 힘들고, 축구라는 행위를 하기에 앞서 온전하게 자신의 몸을 움직이는 법을 학습해야 하는 미취학 아동 연령대의 경우, 그런 형태가 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수는 있다. 그렇지만 이미 축구 경기에서의 규칙이나 온전하게 축구 종목 자체를 이해할 수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 연령대에만 이르더라도, 통상적으로 훈련에서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전술적인 상황 안에서 올바른 습관을 형성하는 것이 되게 된다.

 

아직은 기술적인 능력이 부족해서 컨트롤에 실패해 동료로부터 건네 받은 공이 발에서 튀어나간다고 할지라도, 움직이는 동료가 있고 움직이는 상대가 있는 상황 안에서 그 컨트롤이라는 기술 능력의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다. 결국 좋은 컨트롤이란 다음 플레이를 전개하기에 적절한 것이 되어야만 하는데, 움직이는 동료와 상대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다음 플레이가 무엇인지에 대한 그 기준 자체가 없어져버리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상황 인식이 없는 형태로 훈련을 반복했을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상황 인식이 배제된 '공과 나'라는 관점에서의 습관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번 포스팅에서 살펴본 것처럼 훈련은 결국 무의식의 단계에 개입할 수 있는 습관을 형성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반면에 '뇌의 가소성' (뇌가 외부 자극에 대해 상호작용 하는 능력)이 가장 높은 시기인 만 8세에서 16세 사이에 축구 경기에 존재하는 요소, 즉 '나, 상대, 동료, 공'이라는 요소들이 존재하지 않는 오직 '공과 나'라는 요소만이 존재하는 환경에서 습관이 형성된다면, 이는 결국 상대와 동료라는 요소들이 개입하는 경기 상황이 되었을 경우에는 굉장히 크게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기술-전술의 상관관계에 대한 포스팅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기술적인 능력을 분리시켜서 보았을 때는 분명 능력이 출중한 선수이지만, 움직이는 동료와 상대에 대해서 상호작용을 해야하는 경기 상황에 놓이게 되면 상황인식 능력과 판단 능력의 결여로 인해 그 기술적인 능력을 온전하게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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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futbolsesion.com

 

먼저 살펴보았던 축구에서의 기술-전술의 상관관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번에는 축구에서의 훈련이란 어떻게 구성되고 진행되어야 하는가, 다시 말해 최근의 축구 '훈련 방법론'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우선 본격적으로 내용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질문을 하나 던져보고자 한다. 축구에서의 훈련이란 것을 머릿속에 떠올렸을 때 구체적으로 어떠한 장면이 떠오르는가? 아마 대부분은 위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릴 것이다. 마커와 허들, 스틱 등 우리가 흔히 훈련 장비들이라고 하는 것들이 운동장 위에 배치가 되어 있고, 선수들이 공을 가지고, 혹은 공을 가지지 않은 상태로 그 훈련 장비들을 장애물로써 통과하거나 극복하는 모습으로써 말이다. 이 외에도 선수들이 운동장을 돌고 있는 모습이나 웨이트 장비를 활용해서 실내에서 훈련하는 등의 모습들을 떠올리는 것이 '훈련'이라는 단어에 대한 가장 일반적인 연상작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훈련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이러한 일반적인 이미지들을 다른 어휘로 표현해보자면 이는 '개인의 수련 ' 정도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훈련은 개인이 개인의 신체적, 기술적 능력을 향상 시키기 위해서 행하는 성격이 강하다. 어떤 종목들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훈련이 가장 효율적이며 이를 가장 필요로 한다.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자면 실시간으로 상대를 직면하지 않는 종목의 경우가 그러한데, 구기 종목에서 예를 들자면 가장 대표적인 종목은 아마 골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골프는 공이 정지된 상태에서 타인의 간섭이나 개입 없이 온전하게 자신의 신체적, 기술적 능력을 활용해서 공을 목적지로 보내야만 하는 종목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이 반복적으로 기술 행위를 실행하고 이를 통해서 자신의 신체적인 능력과 기술적인 능력을 향상 시키는 수련의 느낌이 강한 훈련이 가장 효율적인 훈련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구기 종목을 벗어나서 예를 찾는다면 기계 체조도 같은 경우에 해당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유명한 양학선 선수의 경우를 떠올려보자. 기계체조 종목 중에서도 양학선 선수의 주종목은 도마에 해당한다. 즉 양학선 선수가 자신의 종목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해야하는 것은, 도마 위에서, 혹은 도마를 발판 삼아 할 수 있는 기술적인 행위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양학선 선수는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십번, 수백번, 혹은 수천번에 가깝게 도마를 가지고 자신이 선보일 수 있는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서 훈련할 것이고, 이 또한 온전하게 개인이 수행하는 수련에 가까운 훈련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도마 위에서 아무런 방해 없이 자신의 기술을 연마하는 양학선     (이미지 출처 : 2020 Tokyo 올림픽 홈페이지)

 

 

반면 이러한 형태의 훈련방식은 축구 종목에서의 훈련 방식으로 주가 되기에는 부적합하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던 두 종목과 비교했을 때 축구는 크게 두가지 부분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드러낸다. 첫번째로 축구는 팀 종목이기 때문에 1+1=2가 아닌 경우가 굉장히 많다. 나라는 개인이 행하는, 온전히 개인의 행위에 의해서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는 종목이 아닌, 11명이 하나의 유기체로서 기능해야만 무언가를 성취할 수 있는 종목이기 때문에 단순히 개인의 능력을 향상 시키는 방법이 팀적인 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힘들다.  두번째로 축구는 실시간으로 상대를 직면해야 하는 종목이다. 기술-전술의 상관관계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상대가 왼쪽을 막아선다면 나는 오른쪽으로 갈 수 밖에 없고, 반대로 상대가 오른쪽을 막아선다면 나는 왼쪽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것이 축구라는 종목의 특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팀 동료와 상대에 대한 상호작용, 즉 전술적인 관점에서의 상황인식과 판단 및 결정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고, 이러한 과정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기술적으로 아무리 높은 수준에 있는 선수라도 본인의 그 기술적인 능력을 만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결국 최근 축구에서의 훈련 방법론이란 이러한 축구의 큰 두가지 특성을 감안해서 훈련이 구성되고 진행되어져야 한다는 이론이다. 한마디로 이를 표현하자면 '훈련에서는 항상 실제 경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되어야만 한다'가 되겠다. 축구 경기는 셋트피스 상황 정도를 제외하고는 선수들이 정지되어 있는 경우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훈련의 메인 포커스는 항상 움직이는 동료, 움직이는 상대, 그리고 움직이는 공에 대해서 끊임 없이 상호작용 하는 상황에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에 맞춰져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을 경우 선수는 계속해서 해당 상황에 대한 인식과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다음 동작에 대한 판단과 결정을 강요 받게 되고, 최종적으로는 이러한 과정의 반복을 통해서 무의식의 형태, 즉 습관으로써 경기에서 이러한 것들이 발현될 수 있게끔 한다는 것이 최근의 훈련 방법론의 최종적인 목표이다. 

 

하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결되어야 하는 프로세스가 있는데, 이는 바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 의해서 진행되어야 하는 팀의 게임 모델, 혹은 플레이 모델 (Modelo de juego)의 구축이다. 게임 모델이란 선수 개개인을 포함한 팀이 특정 상황에 노출되었을 경우 자신이 어떠한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될 수 있는 '행동양식 체계'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서 선수가 내릴 수 있는 판단과 결정에 있어서 '모범 답안'을 제시하는 존재인 것이다. 통상적으로 게임 모델은 크게 '공격-수비-공격전환-수비전환' 4가지 국면으로 경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분류하고, 해당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선수 개개인을 포함해서 팀이 어떠한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하는지를 가이드하게 된다. 이러한 플레이 모델의 존재는 또한 궁극적으로는 코칭스태프-선수 간의 커뮤니케이션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는 선수-선수 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도 기여하게 된다. 팀을 구성하는 모두가 특정 상황에서 자신들이 어떠한 판단을 내려야하는지를 동일한 플레이 모델이라는 기준을 통해서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이 아무래도 효율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리를 하자면 최근 축구에서의 훈련 방법론이 의도하는 것은 훈련이 실제 경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술적 상황을 연출해야 한다는 것이고, 선수를 반복적으로 해당 상황에 노출시킴으로써 선수의 상황인식과 판단 과정을 계획된 방향으로 유도해 이것이 경기에서도 무의식적으로 발현되게 한다는 것에 있다. 그리고 이 때 우리가 얘기하는 계획된 방향이란 결국 게임 모델을 의미하게 되고, 게임 모델이란 특정 상황에 대해서 '우리는 이 상황에서 이렇게 판단하고 행동한다'라는 팀의 행동양식 체계인 것이다.

 

 

 

언급한 훈련 방법론에 근거한 축구 팀의 연속적인 싸이클

 

 

Posted by 장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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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futbolenpositivo.com

 

기술과 전술은 축구라는 종목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모든 종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반면에 이에 대한 정의와 이 둘의 상관관계는 국내에서 비교적 명확치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통상적으로 '기술'(Técnica)이라는 행위는 이를 실행하는 주체가 개인이다. 축구 종목으로 보았을 경우에는 공을 가진 선수가 공이라는 대상을 가지고 실행하는 컨트롤, 드리블, 패스 등의 행위들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정확하게 해낼 수 있느냐가 그 선수의 기술적인 능력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특정 선수의 기술적인 능력 중에서도 패스 능력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을 하고 싶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이를 측정할 수 있다. 

 

먼저 선수를 기준으로 선수가 패스라는 행위를 통해서 공을 보내야하는 목적지를 설정을 하고, 선수가 그곳을 향해 공을 보내게 하는 것이다. 다만 이를 유의미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패스라는 행위를 통해서 공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속도, 그리고 패스를 실행하는데 있어서 사용하는 발의 부위, 공의 높이를 기준으로 한 패스의 종류, 그리고 다양하게 설정된 거리까지 여러가지 기준들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이러한 기준들을 바탕으로 일정 횟수 이상의 표본을 뽑아내어 대상이 된 선수의 패스 능력을 수치화 시킬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자면 10회, 20회, 100회 등 일정 숫자 이상의 패스를 시도해서 정해진 기준에 부합하는 패스를 성공 시킨 횟수를 계산하여 수치화 시킨다. 선수를 기준으로 20미터 지점에 목적지를 설정하고, 인사이드 패스로 10회의 패스를 시도하게 하여 일정 속도 이상으로 공이 목적지에 도달한 횟수가 7번이라면, 해당 선수의 20미터 거리에 대한 인사이드 패스 능력은 10점 만점에 7점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적인 능력의 측정은 패스 뿐만 아니라 드리블, 혹은 컨트롤의 경우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해당 기술적 행위의 성공여부를 판가름 짓는 세부적인 기준들을 각각의 행위에 맞게 설정하고 적용한다면 각각의 행위에 대한 선수의 기술적인 능력을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드리블이라면 직선 드리블이냐 혹은 방향 전환이 있는 드리블이냐의 코스를 정하고,자신의 주발을 사용하느냐 반댓발을 사용하느냐, 혹은 양발이냐 등의 기준을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준에 맞는 드리블을 통해서 코스를 통과하는데 걸린 시간의 평균을 낸다면 이 또한 해당 선수의 드리블이라는 능력에 대한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술적인 능력의 측정에 대한 기준과 그 방식을 보았을 때 이에 대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의문점은 비교적 명백하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나온 평가의 결과가 실질적으로 축구라는 종목을 행하는 과정, 즉 11대11 상황에서 경기를 펼치는데 있어서도 동일하게 선수의 능력으로써 발현이 되느냐 라는 것이다. 기술능력 측정에서 10번 패스를 시도해서 8번을 성공시킨 선수가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로 10번 패스를 시도하면 8번을 성공시킬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로 하여금 이러한 의문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그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그 원인을 바로 전술(Táctica)라는 또 다른 요소에서 찾을 수 있다.

 

축구는 11명의 선수들이 또 다른 11명을 상대로 공을 놓고 말 그대로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하는 순간의 연속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답이란 것의 도출과정을 '상황 인식-판단 및 결정' (Percepción-Toma de decisión)의 프로세스로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의 역습에 대응해야 하는 센터백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때 센터백은 가장 우선적으로 공을 가진 상대 선수의 위치를 확인할 것이고 자신과 해당 선수와의 거리, 그리고 우리 골대까지의 거리 등을 파악할 것이다. 또한 잠재적으로 공에 관여할 수 있는 상대 선수의 숫자와 이들의 위치, 자신과 함께 이를 막아설 수 있는 동료의 숫자와 위치를 파악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것 자체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인식 그 자체, 즉 정보를 얻기 위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 이러한 상황인식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무래도 시각적인 정보가 될 수 밖에 없으며, 반면에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경로는 동료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청각 정보가 가장 일반적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이러한 상황인식을 통해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이 어떠한 동작, 즉 어떠한 기술적 행위를 언제 어떻게 행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 및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이 판단 및 결정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전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즉 '전술적인 능력이 좋은 선수'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함으로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당 상황에 대한 올바른 판단 및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선수를 의미하게 된다.

 

다만 전술을 기술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있는 부분은 바로 이를 행하는 주체라는 부분이다. 기술은 결국 개개인이 행하는 것으로 그 행위 자체에 대한 성공과 실패를 온전하게 개인의 행위로써 판단할 수 있는 반면, 전술의 최종적인 주체는 개인이라는 작은 구성요소들이 모여 구성하는 팀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성공과 실패의 여부는 다수의 행위로써 판단되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공을 가진 미드필더가 자신이 가진 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상대 수비라인의 뒷공간을 공략하는 쓰루패스를 시도하는 판단을 내려서 이를 실행했다고 가정해보자. 상대 수비라인의 높이가 비교적 높았고 이를 공략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시각정보를 바탕으로 판단을 내렸으며, 기술적인 관점에서도 패스의 속도나 정확도 또한 훌륭했다. 하지만 이 쓰루패스를 받아야할 동료가 해당 상황을 인식하지 못했고 그 결과 필요한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 하면서 공이 연결되지 않았다면, 이 패스는 결국 상대에게 공의 소유권을 내줘버리는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된다. 이처럼 전술이라는 것의 주체는 그 최소 단위인 1vs1 상황 정도를 제외하고는 항상 2명 이상의 선수가 관여된 팀의 관점에서 이해되어져야만 한다.

 

그렇다면 최종적으로 이제는 이러한 기술과 전술이 어떠한 상관관계에 놓여 있으며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관점이 필요로 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용의 전개 과정에서 기술과 전술을 나눠서 정의하기는 했지만, 결국 축구에서의 기술과 전술은 축구라는 종목을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가 없는 요소들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위의 예를 든 상황들에서 알 수 있듯이 기술적인 부문에서는 굉장히 뛰어난 수치를 기록한 선수라고 할지라도, 상황인식을 통해서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 즉 전술적인 능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선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능력을 경기 중에 발현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반대로 상황인식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고 이를 통해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전술적인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할지라도, 최종적으로 그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실행하기 위한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면 결국 전술적인 능력은 큰 의미를 가질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기술과 전술이라는 요소는 '기술과 전술'이라는 각기 다른 2개의 존재가 아닌, '기술-전술'이라는 유기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하나의 존재로 이해를 해야만이 비로소 온전하게 이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향후에는 이러한 기술-전술 능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축구에서의 훈련 방법론적인 부분, 특히 축구 선진국이라고 하는 국가들에서의 유소년 레벨에서의 훈련 방법론이 국내의 훈련 방법론과 어떤 차이를 드러내는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Posted by 장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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