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들어서 중원 조합에 다소 애를 먹고 있는 바르셀로나가 주말 있었던 아틀레틱과의 경기에서는 1.4.2.3.1 카드를 꺼내들었고, 전반에만 3골을 몰아넣은 끝에 최종적으로는 4대0의 스코어로 홈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변 경기에서의 바르셀로나는 단순히 시스템적으로만 변화를 주었다기 보다는 상대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상대를 공략하기 위한 최적의 형태로써 해당 카드를 꺼내든 모습이었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고 해당 변화를 통해서 바르셀로나가 상대팀이었던 아틀레틱을 어떤식으로 공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을 가져가보고자 한다.

 



이번 아틀레틱과의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기본적으로 공격 국면에서는 1.4.2.3.1 시스템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시즌 들어서 아틀레틱은 수비 국면에서 상대 진영에서는 1.4.4.2, 혹은 1.4.2.3.1 형태를 구축하는 경우가 잦았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써 바르셀로나는 1.4.2.3.1 시스템을 꺼내들었다고 볼 수 있겠다. 다만 바르셀로나의 이러한 접근 방식이 다소 의외라고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아무래도 바르셀로나라는 클럽 자체가 1.4.3.3 시스템, 특히 중앙 미드필더를 역삼각형 형태로 배치하는 시스템에 굉장히 익숙하다는 점이다. 

 

부스케츠를 6번 미드필더에 배치한 이후 뻬드리, 가비, 프랭키, 케시에와 같은 선수들이 8번과 10번 인사이드 하프로 배치되는 것이 이번 시즌 현재까지 대부분의 경기에서의 바르셀로나 미드필더 라인 구성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프랭키와 부스케츠를 동시에 기용하되 둘을 1.4.3.3이 아닌 1.4.2.3.1, 즉 동일한 라인에 위치시키는 것 자체는 상당히 낯선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부스케츠의 경우에는 과거 2010남아공 월드컵 당시 샤비 알론소와 함께 비슷한 형태로 중원을 구성했던 경험이 있지만 이미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이후이고 부스케츠는 그 이후로 줄곧 대부분의 경기에서 역삼각형 미드필더 구성의 6번 미드필더, 즉 Medio centro로 플레이 해온 바 있다.

 

반면 이렇게 다소 낯설 수 밖에 없었던 1.4.2.3.1 시스템 활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르셀로나의 이러한 선발 라인업 구성과 시스템 채용은 경기에서 굉장히 적절하게 작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아틀레틱의 1선과 2선을 공략하는 관점에 있어서 바르셀로나는 프랭키와 부스케츠와 3선 배치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상대로부터 수적 우위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강요하는 것이 가능했다.

 



기본적으로 공을 한쪽 센터백이 가지고 있다고 가정했을 경우 프랭키와 부스케츠는 지속적으로 아틀레틱의 2선을 구성했던 베스가를 상대로 2x1의 수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위 그림의 경우처럼 공이 왼쪽 센터백이었던 에릭 가르시아에게 있는 상황에서 베스가는 공이 위치한 자신의 오른쪽 대각선 방향으로 시야를 고정시킬 수 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프랭키는 베스가의 마크 대상으로써 자리하게 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베스가에게 문제가 되었던 것은 자신의 시야 밖에 위치했던 부스케츠의 존재이다.

 

 

공이 프랭키에게 전개가 된 상황에서 공을 소유하게 되는 프랭키를 마크하기 위해 전진했을 경우, 베스가는 필연적으로 자신의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부스케츠를 무방비로 놓아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의 연출은 공을 받기 직전의 상황에서 상체 페인팅을 활용해 원투터치로 플레이하는 것에 굉장히 능하다고 볼 수 있는 프랭키와 부스케츠가 해당 수적 우위를 활용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결국 두 선수 중 하나가 상대 골대를 등진 상태에서 공을 소유하게 된다고 할지라도 그 이후 상황에서 또 다른 한명은 2x1의 수적 우위를 살려 상대 골대를 마주본 상황에서 공을 받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서 바르셀로나는 공을 가진 상황에서 경기의 흐름을 자신들의 것으로 살리는 것에 성공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있다. 전반 8분 있었던 위 상황의 경우 골키퍼인 테어 슈테겐으로부터 부스케츠가 곧바로 상대 골대를 등을 진 상태에서 공을 건네 받는 경우이다. 공을 건네 받는 부스케츠에 대한 마크를 실행하기 위해서 베스가가 부스케츠를 향해 이동하고 있고, 이로 인해 베스가의 대각선 등 뒤 사각지대에 위치한 프랭키는 자유로운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런식으로 프랭키와 부스케츠는 누가 먼져 공을 건네 받느냐와는 관계 없이 2x1의 수적 우위와 3자 플레이를 통해 둘 중 한명이 앞을 보고 공을 소유할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러한 프랭키-부스케츠 라인의 수적 우위 연출은 단순히 베스가에 대한 2x1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는 기본적으로 프랭키의 위치가 아틀레틱의 2선인 니코 윌리암스와 베스가의 사이였다는 것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1.4.4.2 에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위치했던 니코 윌리암스는 바르셀로나의 왼쪽 풀백이었던 발데에 대한 마크를 가져가야 했음과 동시에 안쪽 공간에 위치한 프랭키에 대한 마크도 가져가야만 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양자택일의 상황이 강요되었던 니코 윌리암스가 만약 안쪽으로 좁혀 공을 가지게 되는 프랭키를 마크했을 경우에는, 왼쪽 풀백이었던 발데가 자유로운 상태에 놓이게 되면서 부스케츠-프랭키-발데가 베스가-니코 윌리암스를 상대로 3x2의 수적 우위를 가져가게 되는 상황 또한 적지 않게 발생했다.

 

 

 

 



이 외에도 프랭키-부스케츠 3선 구성은 바르셀로나가 한쪽 측면으로 공을 전개한 이후 반대쪽 측면으로 공격 방향의 전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히 큰 실효를 거두었다. 프랭키와 부스케츠는 모두 팀이 자신들의 진영에서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백3를 형성하면서 세번째 센터백으로 기능하는 것에 굉장히 능한 선수이고, 두 선수의 이러한 장점은 1.4.4.2 형태의 수비 진형을 구축했던 아틀레틱의 1선과 2선을 공략하는 과정에 있어서 상당히 효율적으로 기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쪽 측면으로 공이 전개된 상황에서 반대쪽 측면으로 공격 방향의 전환이 이뤄질 경우 프랭키와 부스케츠는 2명의 센터백 중 한명이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한 공간을 활용해 팀의 세번째 센터백으로 기능하는 모습을 비교적 빈번하게 보여주었다. 해당 상황의 연출을 통해서 바르셀로나는 후방에서 아틀레틱의 1선을 상대로 3x2의 수적 우위에 더해 1선의 등 뒤에 위치한 프랭키 혹은 부스케츠의 존재를 통해서 위치적인 우위까지 확보한 3+1 vs 2의 상황을 형성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최종적으로는 아틀레틱의 2선 측면 미드필더였던 니코 윌리암스, 혹은 베렝게르를 세번째 센터백이 끌어들임으로써 좌우 풀백을 완전히 프리 상태로 만드는 것이 가능했던 바르셀로나였다.
 

 

바르셀로나의 네번째 득점이 이뤄지기까지의 과정
 


이러한 프랭키-부스케츠 3선의 세번째 센터백으로써의 기능은 팀의 네번째 득점 장면이었던 페란 토레스의 득점이 이뤄지기까지의 과정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난다. 오른쪽 측면으로 한번 공격 전개가 된 이후 왼쪽으로 공격 전개 방향의 전환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부스케츠가 에릭 가르시아가 중앙으로 이동하며 비운 공간을 활용하는 관점에서 세번째 센터백으로써 기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해당 플레이를 통해서 부스케츠는 아틀레틱의 2선을 구성했던 니코 윌리암스를 자신에게 끌어들이는 것에 성공함으로써 발데와 함께 니코 윌리암스에 대한 2x1의 수적 우위를 활용할 수 있었다. 이후 상황에서 발데-페란-프랭키-뎀벨레로 이어지는 공격 전개를 통해서 바르셀로나는 다시 한번 오른쪽 측면으로 공격 전개 방향의 전환을 가져가는 것에 성공했고, 최종적으로는 페란 토레스가 득점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축구는 매 경기 상대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를 공략하기 위한 최적의 형태로 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바르셀로나가 이번 아틀레틱과의 경기에서 선보였던 1.4.2.3.1 시스템을 활용한 전략-전술이 다른 팀을 상대로도 그대로 성공적으로 기능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바르셀로나가 팀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점이나 공격 전개 과정에서의 효율을 극대화 하는 관점에서 볼 때 이번 경기에서 볼 수 있었던 프랭키-부스케츠를 동일한 높이인 3선에 배치하는 1.4.2.3.1 시스템은 향후에도 충분히 상황에 따라서 그 가치를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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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리그에서 4승 4패를 기록하며 썩 좋지 않은 시즌 초반 흐름을 기록하고 있는 인테르가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바르셀로나를 홈으로 불러들여 승리를 거두며 조별 라운드에서 두번째 승리를 거두는 것에 성공했다. 핸드볼 파울로 인한 이슈가 있기는 했지만 이와는 별개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전반 종료 직전 성공 시켰던 찰하노글루의 결승골을 잘 지킨 끝에 1대0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것이다. 

 

 홈/원정의 여부와 관계 없이 90분 경기를 치루는 관점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대다수의 팀이 그러하듯 이번 경기에서도 공에 대한 주도권은 홈팀이 아닌 원정팀인 바르셀로나에게 있었고, 이러한 사실을 감안했을 때 인테르가 자신들에게 주어진 몇 안되는 지공 찬스를 살려서 득점을 성공 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던 경기였다.

 

인테르가 이번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몇 안되는 지공 상황에서의 찬스를 살려서 득점까지 성공 시키는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작용했던 것은 적절한 '좌우 윙백의 높이'였다고 볼 수 있는데, 경기 중 발생한 상황에 대한 설명을 통해서 이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수비 국면이 아닌 공을 가지고 공격을 진행하는 공격 국면에서 보았을 때 백4를 구성하는 풀백의 경우에는 공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높이 뿐만 아니라 좌우폭이라는 공간적 개념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쉽게 말해서 공이 자신과 반대되는 측면 공간에 위치했을 경우, 특히 자신의 반대쪽 측면 풀백이 공을 가진 상황에 대해서 풀백은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려 수비로 전환해야 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자신의 높이를 조절함과 동시에 좌우폭 또한 조절해야 한다.

 

공이 자신들의 진영에 머물 경우에는 좌우폭에 대해서만 인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공이 상대 진영으로 넘어간 이후에는 반대쪽 풀백의 위치에 따라서 좌우폭 뿐만 아니라 높이에 대해서도 변화를 가져가며 발생할 수 있는 수비 전환에 대비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아스날처럼 한쪽 풀백을 완전히 센터백 성향이 강한 선수를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좌우폭과 높이에 대한 변동폭 자체를 줄이는 경우도 다수 존재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백4의 풀백이란 공격 국면에서는 이러한 사항들을 시각을 활용한 상황인지를 통해 계속해서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이에 반해 공격 국면에서 고정적으로 백3를 구성해서 공격을 전개할 경우 백4의 풀백에 비해서 백3의 윙백은 좌우폭이라는 공간적 개념에 대해서는 자유로워진다고 볼 수 있다. 공격을 진행하다가 공의 소유권을 넘겨줘 수비로 전환되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백3는 백4와는 다르게 이미 기본적으로 3명의 수비수가 확보되어 있는 상태이기에 수비로 전환되기 위한 기본적인 간격 유지가 자동적으로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윙백은 공격 국면에서는 경기장으로 가로로 보았을 때 상시 터치라인에 가깝게 좌우폭을 최대로 확보한 상태를 유지하게 되고, 반대로 종적으로 높이라는 공간적 개념에대서만 상황인지를 가져가며 유기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수정하게 된다. 

 

이와 같은 윙백의 높이라는 요소를 적절하게 활용한 인테르는 몇차례 되지 않았던 자신들의 진영에서부터 시작된 지공 찬스에서 바르셀로나를 전술적으로 적절하게 공략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번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인테르가 자신들의 진영에서부터 공격을 전개할 경우 1.4.2.3.1의 형태에 가까운 진형을 구축해서 압박을 시도했다. 특히 골키퍼였던 오나나에서부터 공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바르셀로나는 인테르의 3백에 대해서 1x1 형태로 마크를 실행했고, 이를 통해서 바스토니-데 브라이-스크리니아르가 직접 앞을 보고 오나나로부터 공을 받는 상황은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다.

 

반면 문제가 되었던 것은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골키퍼인 오나나에서 좌우 윙백으로 한번에 공이 전개되는 상황이었다. 상대 진영에서부터 1x1 형태로 압박을 진행하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바르셀로나의 왼쪽 풀백인 마르코스 알론소가 인테르의 오른쪽 윙백이었던 다르미안을 마크 하기에 다르미안은 상당히 낮은 지점에 위치해 있었고, 이는 지역방어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스크리니아르에 대한 마크를 수행하고 있던 하피냐의 수비 범위에 해당하는 지점이었다. 즉 다르미안이 자신의 높이를 의도적으로 낮추며 마르코스 알론소의 수비 범위가 아닌 하피냐의 수비 범위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마르코스 알론소는 이에 대한 마크를 하피냐에게 넘길 수 밖에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마르코스 알론소의 다르미안에 대한 마크를 방해했던 요소는 존재하는데, 바로 인테르의 오른쪽 인사이드 하프였던 바렐라의 존재였다. 바렐라는 지속적으로 자신에 대한 마크를 실행했던 페드리 시야의 사각지대, 즉 페드리의 등 뒤에 위치한 상태에서 마르코스 알론소의 수비 범위로 이동을 했고, 이로 인해 마르코스 알론소는 다르미안이냐 바렐라냐의 양자택일의 선택을 강요받을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바렐라가 자신의 등 뒤로 이동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던 마르코스 알론소였기에 다르미안에 대한 마크를 실행하는 것에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마르코스 알론소는 오나나에서 다르미안으로 공이 전개되는 상황에서의 다르미안에 대한 마크가 한발 늦을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오나나에서 다르미안으로 공이 전개된 이후 공을 가진 다르미안은 마르코스 알론소의 한발 늦은 대응으로 인해 공을 가지고 대각선 안쪽의 하프 스페이스로 이동을 감행할 수 있었는데, 이는 마르코스 알론소의 대응이 늦은 것 이외에도 페드리와 패어(Pair)를 구성한 바렐라의 움직임이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1.3.5.2 시스템의 2인 유닛이라고 할 수 있는 윙백과 인사이드하프의 유기적인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르미안이 공을 가지고 이동한 공간에 있어야 했던 페드리를 바렐라가 마르코스 알론소의 등 뒤, 즉 본래라면 윙백이었던 다르미안이 있었을 공간으로 끌어냈기 때문에 다르미안에게 공간이 주어졌던 것이다. 

 

해당 과정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 다르미안이 자신의 높이를 낮춤으로써 하피냐에 대해서 2x1 상황을 형성

2. 다르미안에 대한 수비를 펼치기 위해 마르코스 알론소는 자신의 등 뒤 공간을 바렐라에게 내준채 점프

3. 다르미안으로 인해 발생한 마르코스 알론소의 등 뒤 공간으로 바렐라가 자신의 마크인 페드리를 달고 이동

4. 바렐라가 페드리를 끌고 이동하면서 발생한 공간으로 공을 가진 다르미안이 이동

 

이후 상황에서 다르미안은 마르코스 알론소 뿐만 아니라 페드리의 부재로 인해 중앙의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 온 세르히오 부스케츠 2명을 동시에 자신에게 고정하게 되고, 이로 인해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마크에서 자유롭게 풀린 찰하노글루는 다르미안-라우타로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제3의 선수로 기능하게 되면서(el tercer hombre) 수비의 마크 없이 앞을 본 상태로 자유롭게 공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상황이 여기까지 전개 되었을 때 때 중요한 것은 공이 위치한 측면의 반대쪽 측면에 위치해서 공과 완전히 관여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인테르의 왼쪽 윙백인 디마르코이다. 

 

앞서 글의 초반에 언급했던 것처럼 백3 시스템에서의 윙백은 높이를 제외한 좌우폭이라는 관점에서는 크게 자신의 위치를 수정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수정을 해서도 안 되는 역할을 부여받게 되고, 이로 인해 왼쪽 윙백인 디마르코는 수비를 전개하는 바르셀로나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들의 시야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찰하노글루로부터 공격 방향 전환 패스를 건네 받는 디마르코는 단순히 해당 위치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팀의 공격 방향 전환을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상황에서 자신을 마크하기 위해 다가온 세르지 로베르토에 대해서 므키타리안과 2x1 상황을 연출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인테르의 공격 전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대응을 한 이후의 바르셀로나는 최종적으로 므키타리안의 크로스가 올라오는 시점에서 자신들의 패널티박스에서 인테르를 상대로 3x4의 수적 열세에 놓이게 되고, 실점에 가까운 위기 상황을 연출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전반 종료 직전 발생했던 득점의 경우에는 앞서 설명한 상황과 좌우 측면이 바뀌었다는 점을 포함해 세부 사항에서는 차이를 드러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인테르가 윙백의 높이를 통해서 바르셀로나의 전방 압박을 공략했다는 것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자신들의 진영에서 인테르가 빠르게 후방으로 쓰로인을 전개한 이후 왼쪽 센터백인 바스토니에 대한 뎀벨레의 수비가 늦었고, 이로 인해 앞을 보고 공을 소유할 수 있었던 바스토니는 바스토니-코레아-디마르코로 이어지는 3자 전개를 가져가기 위해 전방의 호아킨 코레아에게 공을 전개한다. 뎀벨레가 자신과 디마르코로 이어지는 패스라인을 막으면서 압박을 시도했기에 직접적으로 디마르코에게 향하는 패스가 아닌 3자 전개를 통해서 자유로운 상태에 놓여 있는 디마르코에게 공을 전개하고자 한 것이다.

 

 

본래라면 패스를 받기 위해 움직인 호아킨 코레아에 대한 마크를 수행해야 했던 것은 바르셀로나의 오른쪽 센터백인 크리스텐센이었지만 크리스텐센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시야에 들어온 라우타로를 마크해야 했기에 코레아에 대한 마크를 수행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코레아에 대한 마크를 수행했던 것은 세르지 로베르토였는데, 이로 인해 디마르코는 자신을 마크해야 했던 세르지 로베르토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반대쪽 측면에서 좌우폭을 확보하고 있던 다르미안을 향해 공격 전환 패스를 시도하게 된다.

 

디마르코로부터 공격 전환 패스를 건네 받은 다르미안은 바르셀로나의 왼쪽 풀백인 마르코스 알론소에 대해서 바렐라와 함께 2x1상황을 형성하게 된다. 이후 다르미안은 마르코스 알론소가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공을 가진 자신이 아닌 본인의 등 뒤로 이동하는 바렐라에 대한 마크를 수행하자 바렐라에게 공을 전개하지 않고 먼 포스트를 향해 크로스를 시도하게 된다.

 

 

먼포스트에서의 2x1 수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크로스 직후 상황에서 득점을 기록하는 것에는 실패하지만, 인테르의 반복되는 공격 방향 전환으로 인해 수비 진형이 완전히 무너진 바르셀로나는 결국 찰하노글루에게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면서 실점을 기록하게 된다.

 

이번 경기에서 인테르가 보여준 이러한 모습은 챔피언스리그라는 무대에 최적화되어 있는 팀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축구 경기라는 것이 90분 동안 공격 국면, 수비 국면, 수비 전환, 공격 전환, 그리고 세트피스라는 것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챔피언스리그에서라는 무대에서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특정 상황이 주어졌을 때 해당 상황에서 최고의 효율을 발휘하는 것이다. 

 

즉 경기를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감독은 상대 팀의 특성과 우리 팀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경기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지를 예측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바르셀로나와 같은 팀을 상대로 할 경우 아무리 능동적으로 경기에 접근한다고 할지라도 상대적으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수비 국면에 놓이는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해서 수비 국면을 집중적으로 준비해야 하고, 또한 수비 국면에서 공의 소유권을 회복한 이후 공격으로 전환되는 상황을 집중적으로 준비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 외에도 이번 경기에서 인테르가 보여준 것처럼 경기의 흐름상 몇 차례 되지 않는, 소수의 드문 경우라고 할지라도 지공을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되면 해당 상황에서 지공으로 차이를 만들어내는 팀이 챔피언스리그라는 무대에서 성과를 거두는 팀일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인테르는 안토니오 콘테라는 감독이 1.3.5.2 시스템을 바탕으로 구축해 놓은 팀에 대한 연속성을 굉장히 잘 살리고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콘테라는 감독이 팀을 떠난 이후 리그 내에서 해당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후임 감독을 영입함으로써 경험적인 지식이라는 관점에서 팀이 시스템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지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했으며, 이는 주중 경기와 주말 경기가 반복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상당히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볼 때 아무래도 경기 중 좀 더 높은 빈도로 벌어지는 상황을 대비하는 것 외에는 훈련을 계획하고 진행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더라도, 다년간 동일한 시스템으로 연속성을 가져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체화된 팀의 지공은 이미 선수들의 무의식에 내장되어 있는 팀의 무기로써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Posted by 장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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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축구는 정보를 기반으로 한 전투, 혹은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미디어 기술의 발달로 인해 상대팀에 대한 정보를 얻는 과정이 굉장히 용이해졌고, 특히 프로 레벨에서는 TV 중계 화면이 아닌 11vs11의 상황의 연속으로써 촬영된 경기 영상을 구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영상 정보를 기반으로 사전에 상대를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스스로의 정체성(게임 모델)은 잃지 않되 상대의 강점은 무력화, 반대로 상대의 약점은 극대화 할 수 있게끔 훈련을 통해서 팀을 준비 시키는 것이 전략 수립의 과정으로써 정립되었다.

 

 

전략의 수립과 실행 싸이클

 


반면 모두가 이러한 과정을 가져가게 되면서 전략 수립 과정에서는 비교적 동등한 입장에 놓이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기에서의 승자와 패자는 갈리고 있으며, 전략의 수립과 실행 과정에서 승자와 패자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어떤식으로 상대할 것이냐'는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의 아이디어와, 이를 운동장에서 직접 실행하는 선수들의 전술적 수행 능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10년 간 축구는 공을 가진 공격 국면에서 큰 변혁을 가져왔다. 공을 가진 상황에서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려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는 변수를 최소화 시켜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좀 더 본질적으로는 상대 골대를 공략할 수 있는 위치까지 공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큰 발전을 이뤄왔다. 이에 대한 결과로 우리는 공의 위치에 따라 11명이 하나의 유기체로서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를 가지고 해당 팀의 경기에 대한 아이디어가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으며, 공이 상대 골대를 공략할 수 있는 지점까지 도달하는 상황을 몇번이나 연출했느냐에서 선수들의 전술적 수행 능력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목적은 정반대 되지만 수비 국면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축구가 공격 국면에서 상당히 큰 폭으로 변화를 가져감에 따라서 이를 저지하기 위한 수비 국면에서의 접근법 또한 정교해질 수 밖에 없었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전 분석의 과정을 거쳐서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 시키기 위한 전략 수립과 이를 실행하는 선수들의 전술적 능력이 극단적으로 개선될 수 밖에 없었다.

 

이미지 출처 : objetivoanalista.com


이렇게 완전히 다른 목적으로, 완전히 대척되는 입장에서 존재하는 공격 국면과 수비 국면이지만, 이 둘을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공격 국면에 놓인 공의 위치에 따라서 팀이 11명이 유기체로써 움직이며 자신들의 포지션에 변화를 주며 상대를 공략하려고 한다면, 반대로 수비 국면에 놓인 팀은 해당 포지션 변화에 대응하는 관점에서 어떤식으로 자신들의 포지션에 변화를 주며 이를 무력화 시킬 것이냐가 양 팀의 전략이자 이를 수행하는 전술적 능력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가 감안해야 할 것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의 포지션은 풀백, 센터백 등으로 대변되는 '역할' 관점의 포지션이 아닌, 온전하게 '선수의 경기장에서의 위치'라는 관점에서의 포지션이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축구 종목을 이해하는 관점에서 이렇게 포지션을 두가지 의미로 나눠서 이해할 필요가 없었다. 선수는 공격 국면과 수비 국면에서의 차이가 존재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포지션이란 특정 공간에 위치하는 선수를 일컫는 말이었으며, 선수는 해당 공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플레이를 가져갔기 때문에 우리는 '위치=역할'의 관점에서 포지션을 정의하고 이해할 수 있었다.

 

이미지 출처 : Beier/Getty Images for FC Bayern


반면 현대 축구에서, 특히 최근 10년 간 축구가 발전해 온 관점에서 보았을 때 포지션은 더 이상 위치와 역할을 동시에 내포할 수 없게 되었다. 가장 단적인 예로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가짜 공격수'(Falso nueve) 혹은 '가짜 풀백'(Falso lateral)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포지션을 위치=역할 관점에서 보았을 경우 기존의 선수들이 위치하던 공간에서 크게 벗어나 완전히 다른 공간에서 플레이 하는 경우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공격 국면과 수비 국면에 대한 이해 과정에 도입했을 경우, 우리는 기본적으로 공격 국면에 놓인 팀이 수비 국면에 놓인 팀에 비해 선수 포지션이라는 것에 더해서 좀 더 큰 폭의 자유도를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 또한 그렇기 때문에 수비 국면에 놓이게 되는 팀이 사전 분석을 통해서 상대를 무력화 시키기 위한 준비가 아무리 잘 준비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결국에는 전략적으로, 그리고 전술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이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레알 베티스와 세비야의 국왕컵 전반전 발생한 상황 ; 오른쪽 측면에 위치한 까날레스의 포지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위 영상은 레알 베티스와 세비야의 국왕컵 경기 전반전에 발생했던 상황을 재현한 영상이다. 레알 베티스가 공을 가지고 공격을 전개하는 공격 국면에 놓여 있으며, 반대로 세비야는 공을 가진 레알 베티스의 공격을 무력화 시켜야 하는 수비 국면에 놓여 있다. 최후방에 위치한 후이 실바가 공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베티스는 위 영상에서 볼 수 있는 것 처럼 알렉스 모레노에게 공을 전개 시켰는데, 알렉스 모레노에게 공이 전개된 이후 주목해서 보아야 할 것은 바로 까날레스의 위치 변화이다.

까날레스는 통상적인 위치=역할 관점에서의 포지션으로 보았을 경우 1.4.2.3.1 에서 오른쪽 윙어 혹은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수행했던 선수이다. 반면 세비야와의 경기에서 까날레스의 역할을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위치와 역할을 분리시켜서 보아야 한다.이 날 경기에서 까날레스는 경기장을 가로로 2등분 했을 때 공이 자신들의 오른쪽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는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오른쪽 윙어 혹은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가 위치하는 공간에서 플레이를 펼쳐보였지만, 반대로 공이 왼쪽으로 전개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오른쪽 절반에서 완전히 벗어나 왼쪽 절반으로 넘어와 플레이 하며 공을 중심으로 수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날레스의 포지션 변화는 결국 공격 국면에 놓인 베티스가 공에 대한 수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선수의 포지션에 대해서 다소 극단적인 변화를 가져간 것인데, 반대로 수비 국면에 놓인 세비야는 해당 상황에서 이를 무력화 시키는 것에는 실패했다. 포지션 관점에서 보았을 경우 까날레스에 대한 마킹을 가져가야 했던 것은 레킥이었지만 만약 레킥이 까날레스를 따라서 이동했다면 레킥이 지켜야했던 공간은 완전히 노출될 수 밖에 없었고, 베티스 입장에서는 보르하 이글레시아스나 베예린을 통해서 해당 공간을 직접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기에 레킥은 까날레스의 이러한 포지션 변화를 두고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리버풆과의 경기에서 쟈카가 퇴장을 당했던 장면; 쟈카가 조따를 트랙백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전, 마갈량이스와 피르미누의 위치에 주목해 보자.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까날레스-레킥의 사례와는 반대에 해당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최근 있었던 리버풀과 아스날의 경기에서 쟈카가 퇴장을 당하는 장면에서도 우리는 공격 국면에 놓인 팀이 포지션 변화를 통해서 수비 국면에 놓인 팀을 상대로 이점을 가져가는 것을 다른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위 영상을 보는 과정에 있어서 대부분은 쟈카가 조따를 발로 가격하면서 퇴장을 당하는 장면에 대해서 주로 언급을 하겠지만, 쟈카의 퇴장을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로버슨에서 조따로 롱패스가 나가기 전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

영상이 시작된 직후 상황을 보면 공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피르미누이고, 이에 대한 마킹을 실행하고 있는 것은 마갈량이스이다. 해당 상황에서 피르미누는 통상적으로 선수가 가짜 공격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사실상 백라인에 가깝게 위치하며 경기장을 세로로 보았을 때 굉장히 큰 폭으로 자신이 플레이 하는 포지션에 변화를 준 상태이고, 마갈량이스는 베티스와 세비야의 경기에서 레킥이 까날레스에 대한 마킹을 포기했던 것과는 반대로 자신 또한 큰 폭으로 포지션 변화를 주며 피르미누에 대한 마킹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결국 이러한 상황의 결과로써 발생한 것이 바로 마갈량이스가 이탈한 공간으로 전진하는 조따를 향해 나가는 로버슨의 롱패스였으며, 쟈카의 레드카드는 마갈량이스가 피르미누를 마킹하기 위해서 가져간 포지션 변화에 따른 결과의 결과였다고 볼 수 있겠다.

 


위의 두 가지 예를 통해서 우리는 선수의 포지션의 변화, 즉 플레이하는 위치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공격 국면에 놓인 팀이 수비 국면에 놓이는 팀에 대해서 어떤식으로 우위에 놓여 있게 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수비 국면에 놓인 선수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지역방어에 기반해 '공간과 선수'라는, 두 가지 대상을 동시에 수비해야 한다. 자신이 마킹해야하는 선수가 자신이 수비해야 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움직일 경우, 즉 자신이 수비 해야하는 공간과 선수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에는공간이냐 선수냐에 대한 양자택일의 상황에 강요될 수 밖에 없고, 반대로 공격 국면에 놓인 팀은 해당 선택을 강요하는 것 자체로 거기서 어떠한 선택이 나오더라도 공에 대해 벌어지는 다음 상황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게 된다.

과거에는 공격 국면에 놓인 팀의 선수가 이처럼 비교적 큰 폭으로 플레이 하는 위치에 변화를 가져가는 것에 대해서 이를 '프리롤', 즉 선수가 공에 관여하기 위해서 즉흥적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서 설명했던 현대 축구의 특징을 감안했을 때 최근의 축구, 특히 탑레벨에서의 이러한 포지션 변화는 대부분이 전략성, 즉 계획된 것으로 이해되어져야 할 것이다. 사전 분석을 통해서 더욱더 정교해진 상대 수비를 파훼하기 위해서는 결국 공격과 수비라는 입장 차이에서부터 발생하는 선수 위치 변화에 대한 자유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언뜻 보았을 경우에는 선수가 자신이 지켜야 할 포지션을 벗어나 공을 소유하기 위해서 무작정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 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공이 특정 선수, 혹은 특정 공간에 위치했을 경우에 대해서 공에 대한 수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 실행되는 조건부 움직임일 공산이 크다.

반면 이러한 공격 국면에서의 큰 폭의 포지션 변화는 결국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렸을 경우, 즉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해야 하는 수비 전환 국면에서의 리스크를 어느 정도 동반한다고 봐야한다. 수비 전환 국면은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리기 직후의 상황으로써 공격 국면에서 팀이 공을 가지고 어떤식으로 공격을 전개했느냐에 사실상 종속될 수 밖에 없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까날레스의 경우처럼 한쪽 측면에 위치한 선수를 반대쪽 측면으로 이동시켜 수적 우위를 확보하게 했을 경우에는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린 이후 상대가 공격 방향 전환을 통해서 역습을 전개하는 것에 취약할 수 밖에 없고, 피르미누처럼 전방의 선수를 낮은 지점까지 내려오게 했을 경우에는 공의 소유권을 잃은 상황에서 해당 선수의 수비적인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해당 지점에서 곧 바로 공의 소유권을 되찾을 확률은 줄어들게 된다.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방어이기에 애초에 공의 소유권을 잃을 확률을 최소화 하는 관점에서도 이러한 포지션 변화가 시도 되는 것은 충분히 타당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감독에 따라 이러한 상황을 연출하는 것에 대한 의견은 분명히 갈릴 수 밖에 없고, 대표적으로 과르디올라의 경우에는 가짜 공격수나 가짜 풀백 이상으로 특정 선수 포지션에 대해서 큰 폭으로 변화를 주는 것에는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앙리의 바르셀로나 시절 경험담을 통해서 알 수 있다. 선수의 포지션 변화를 가져감으로써 상대 수비에게 양자택일의 선택을 강요하기는 하되, 어디까지나 공을 잃어버려 수비로 전환되는 국면에서 문제를 겪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이러한 변화가 이뤄지는 것을 의도한다고 볼 수 있겠다.

티에리 앙리, "가장 중요한 것은 포지션이었다. 누구든 자신의 포지션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했고, 동료를 믿고 공이 자신에게 올 때 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했다."

"훈련에서 과르디올라는 특히 챠비와 이니에스타가 이것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 경기장을 가로로 2등분 하는 형태로 콘을 라스트 써드까지 놓곤 했다. 해당 콘을 기점으로 오른쪽에 위치한 선수들은 왼쪽으로 넘어와서는 안 됐고, 왼쪽에 위치한 선수들은 오른쪽으로 넘어와서는 안 됐다."

 

Posted by 장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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