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축구라는 종목이 타 구기종목과 비교했을 때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많은 숫자의 선수가 끊기는 시간이 거의 없이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경기를 펼친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로 인해서 경기 중 벌어지는 상황, 즉 11명 대 11명의 선수가 만들어내는 상황이라는 것을 온전하게 파악하는 것이란 상당히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경기를 구성하는 22명의 선수와 공이 끊임 없이 움직이며 시시각각 다른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축구이기에 이를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서는 22명의 선수와 공이라는 개체를 최대한 동시에 시야에 확보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운동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를 시도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경기를 보면서 즐긴다기 보다는 사실상 관찰하는 입장에 놓여야 하는 난이도가 있는 작업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경기를 보는 대중들은 보통 이런식으로 경기를 11대11의 상황으로 관찰한다기 보다는 공을 중심으로 직관적으로 경기를 이해하며, 특히 득점과 도움이라는 기록이라는 관점에서 경기를 이해하는 것이 보통이다.

 

반면 경기를 이와 같은 형태로 이해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경기를 왜곡되게 이해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경기는 매 경기가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경기라는 개체를 구성하는 것이 두 팀이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경기를 구성하는 한 팀이 동일하다고 할지라도 나머지 한 팀이 어떤 팀이냐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경기가 펼쳐질 수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경기의 맥락, 혹은 흐름이라고 할 수 있는 Match Context이다. 즉 경기를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11대11의 상황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어떠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하며, 이러한 상황의 연속으로 경기를 이해함으로써 경기가 어떤 맥락과 흐름을 가지고 90분 동안 이어졌는지를 파악해야한다. 

 

 

Q. 맨체스터 시티는 공격적인 축구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후반전 막판을 포함해서 굉장히 힘든 경기를 펼쳤고, 이러한 경기는 당신이 추구하는 축구와 다른 축구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당신에게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생각한다. 당신의 팀 조차도 자신들의 진영에 내려앉아 수비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A.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다. 아틀레티코가 후반전 환상적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후반전처럼 내려 앉아서 수비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우리의 경기력은 엉망이었지만 아틀레티코의 경기력은 최고였다. 과거 내가 선수로 뛸 때는 비센테 칼데론이었고 현재는 여기 완다 스타디움이다. 아틀레티코라는 팀이 자신들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이 경기장, 이 팀, 이 팬들을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Pep Guardiola, 2021/22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아틀레티코와의 0대0 무승부 이후 기자회견



위 인터뷰에서 과르디올라는 경기의 맥락과 흐름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자가 던진 질문에 경기의 맥락과 흐름에 대한 설명을 가져가고 있다. 감독인 자신은 이를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경기의 맥락과 흐름에 의해서 팀은 지속적으로 수비 국면에서 자신들의 진영 깊숙한 곳으로 내려앉는 것을 강요 당했다고 언급하고 있으며,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팀이었던 아틀레티코에 의해서 연출된 상황임을 분명하게 하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대중들은 위 인터뷰에서 질문을 한 기자의 경우처럼 경기의 맥락과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를 왜곡해서 이해하게 되고 특정 팀이 지속적으로 수비 국면에 놓이는 것을 단순히 해당 팀이 '수비적이다', 혹은 '수비만 한다'와 같은 표현을 통해서 정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Q. 전술이란 무엇인가, 펩?

 

A. 전술이란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모든 선수가 매순간 자신이 위치한 포지션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이다.

 

Q. 팀의 전술이 상대의 전술에 맞춰서 적응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A. 물론이다. 우리가 누구를 상대로 경기를 하고 있지? 아무 것도 없는 공간을 상대로 경기를 하고 있나? 아니다, 우리는 자신만의 고유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팀을 상대로 경기를 하고, 우리는 반드시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능력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들의 모든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야 하며, 사전에 엑스레이를 찍는 것처럼 이를 분석해 우리 스스로 상대에게 적응해야 한다. 우리의 책임은 우리의 상대를 파악하고 우리의 전술이 상대의 특성에 맞춰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모든 선수들은 상대에 대해서 파악해야 하며 매 상황 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Q. 만약 상대가 경기 중 자신들의 일반적인 행동양식을 수정하거나  그것들에 변화를 준다면?

 

A. 우리는 그것을 경기 전 이미 사전에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그런 변화가 일어났을 경우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이미 알고 있어야 한다. 내가 여기서 말하는  ‘우리’란 팀 전체를 얘기하고, 모든 선수가 상대로 인해서 자신이 무언가 변화를 가져가야 할 경우 자신이 어디서 변화를 주어야 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애기한다. 이는 경기 전 상대가 백 4로 나설 것을 예상했지만 경기가 시작하고 보니 백5로 경기에 나서는 경우 뿐만 아니라, 상대가 경기 중에 동일한 변화를 가져갈 경우에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우리는 이러한 모든 수정 사항을 훈련 중 경험 했어야 하고, 선수들은 이러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변주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하며 자신이 어떤 식으로 즉각적으로 반응해야 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Q. 그렇다면 경기에 대해서 스스로 준비를 하고 경기 중 무슨 일이 일어날지를 사전에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시스템이나 포메이션 보다 중요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겠군.

 

A. 물론이다. 전술이란 숫자를 조합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무엇을 해야할지를 아는 것이다.

 

PEP GUARDIOLA. LA METAMORFOSIS, Marti Perarnau

 

 

위 전술에 대한 정의를 언급하는 인터뷰에서도 과르디올라는 11명 대 11명의 상황으로 구성되는 축구, 그리고 이러한 상황의 연속이라는 관점에서의 경기의 흐름과 맥락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경기 중 상대방이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어떻게 기능 하느냐에 따라서 팀을 구성하는 구성요소로써 선수 개개인은 이에 적절하게 대응을 할 줄 알아야 하며, 상대방이 경기 중 변화를 감행할 경우에는 해당 변화에 대해서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러한 과르디올라의 전술에 대한 정의는 다시 한번 축구 경기라는 것이 두 개의 팀에 의해서 구성되는 개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만약 A라는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이 슈팅에 있다고 할지라도 상대에 의해서 해당 장점이 발현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해당 선수는 팀을 구성하는 구성요소의 관점에서 볼 때 다른 기능을 통해서 팀의 나머지 구성요소들과 상호작용을 가져가야 한다. 

 

슈팅이라는 것이 득점이라는 행위를 직접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행위라는 것을 감안할 때 해당 경기에서 선수의 득점에 대한 기대값 자체는 낮아질 수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상대방에 의해서, 그리고 경기의 흐름으로 인해 강요되는 사항이기에 해당 선수가 득점과는 또 다른 형태로 팀에 기여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된다.

 

그리고 이처럼 선수가 직접적으로 득점을 가져가지 못 한다고 할지라도 상대에 따라서, 그리고 경기 중 발생하는 상황과 흐름에 따라서 다양한 형태(기술/전술)로 팀에 기여를 할 수 있는 것이 우리가 통상적으로 얘기하는 '좋은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여기서도 문제가 되는 것은 경기를 왜곡해서 이해하는 경우이다. 직접적으로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에 해당 선수의 경기력 자체에 대해 의문부호가 따라 붙을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팀에 대한 이해 없이 특정 선수를 중심으로 경기를 이해했을 경우에는 팀, 혹은 감독이 해당 선수가 득점하는 상황을 막았다고 까지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경기를 어디까지나 공을 중심으로, 그리고 공격 포인트가 누구에 의해서 기록되느냐를 가지고 경기에 대한 이해를 시도할 경우 경기의 맥락과 흐름은 자연스럽게 배제가 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콘테 인테르 1.3.4.1.2 Variation-1

 

콘테 인테르 1.3.4.1.2 Variation-2

 

콘테가 인테르를 지휘했을 당시 인테르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1.3.4.1.2 시스템에서의 Variation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유닛으로 묶이는 세 선수가 동일한 움직임을 가져갔지만 상대가 이에 대해 어떤식으로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서 공의 전개, 그리고 이후 연출되는 상황은 상당히 큰 폭으로 달라지게 된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어디까지나 경기를 11대  11의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는 눈을 가졌을 경우에만 가졌을 경우에만 온전하게 파악이 가능하다. 

 

만약 그렇지 않고 왜곡된 관점에서 공을 중심으로 특정 선수의 관점에서 이를 바라보게 된다면 비판 아닌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스크리니아르는 바렐라에게 수비에 대한 부담을 떠맡기고 공격에 가담하는 무책임한 센터백이 될 수 있으며, 콘테는 공격적 재능이 뛰어난 바렐라를 센터백으로 만드는 어리석은 감독이 될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와의 원전 경기에서의 토트넘
에버튼과의 홈경기에서의 토트넘

 

또한 과르디올라의 전술에 대한 정의에서 볼 수 있었듯이 동일한 시스템, 동일한 선수로 구성된 팀의 경기라고 할지라도 경기라는 개체를 구성하는 또 다른 요소인 상대팀의 특성에 따라서 경기 중 발생하는 상황,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한 경기의 맥락과 흐름은 큰 폭으로 달라지게 된다.

 

동일한 1.3.4.3, 동일한 선발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선 토트넘이라고 할지라도 상대가 수비 국면에서 1.5.4.1의 형태를 취하는프랑크푸르트냐, 혹은 1.5.3.2의 형태를 취하는 에버튼이냐에 따라서 경기의 맥락과 흐름은 달라질 수 밖에 없게 되며, 이로 인해 토트넘이라는 팀을 구성하는 11명 선수들의 상호작용 또한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특정 선수는 이러한 경기의 흐름에 의해서 득점에 대한 기대값이 높아질 수도, 혹은 낮아질 수도 있으며, 좀 더 세부적으로는 공을 소유하게 되는 공간이나 공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빈도 자체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이를 이해하는 과정 자체를 해당 선수를 분리시키고 고립시켜서 독립된 개체의 관점에서 시도하게 된다면, 이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비 국면에서 1.5.3.2 진형을 구축한 에버튼을 상대하는 토트넘. 동일한 선수, 동일한 시스템을 활용한다고 할지라도 상대의 특성에 따라 경기 중 발생하는 상황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Posted by 장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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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리그에서 4승 4패를 기록하며 썩 좋지 않은 시즌 초반 흐름을 기록하고 있는 인테르가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바르셀로나를 홈으로 불러들여 승리를 거두며 조별 라운드에서 두번째 승리를 거두는 것에 성공했다. 핸드볼 파울로 인한 이슈가 있기는 했지만 이와는 별개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전반 종료 직전 성공 시켰던 찰하노글루의 결승골을 잘 지킨 끝에 1대0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것이다. 

 

 홈/원정의 여부와 관계 없이 90분 경기를 치루는 관점에서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대다수의 팀이 그러하듯 이번 경기에서도 공에 대한 주도권은 홈팀이 아닌 원정팀인 바르셀로나에게 있었고, 이러한 사실을 감안했을 때 인테르가 자신들에게 주어진 몇 안되는 지공 찬스를 살려서 득점을 성공 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었던 경기였다.

 

인테르가 이번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몇 안되는 지공 상황에서의 찬스를 살려서 득점까지 성공 시키는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작용했던 것은 적절한 '좌우 윙백의 높이'였다고 볼 수 있는데, 경기 중 발생한 상황에 대한 설명을 통해서 이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수비 국면이 아닌 공을 가지고 공격을 진행하는 공격 국면에서 보았을 때 백4를 구성하는 풀백의 경우에는 공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높이 뿐만 아니라 좌우폭이라는 공간적 개념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쉽게 말해서 공이 자신과 반대되는 측면 공간에 위치했을 경우, 특히 자신의 반대쪽 측면 풀백이 공을 가진 상황에 대해서 풀백은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려 수비로 전환해야 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자신의 높이를 조절함과 동시에 좌우폭 또한 조절해야 한다.

 

공이 자신들의 진영에 머물 경우에는 좌우폭에 대해서만 인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공이 상대 진영으로 넘어간 이후에는 반대쪽 풀백의 위치에 따라서 좌우폭 뿐만 아니라 높이에 대해서도 변화를 가져가며 발생할 수 있는 수비 전환에 대비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는 아스날처럼 한쪽 풀백을 완전히 센터백 성향이 강한 선수를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좌우폭과 높이에 대한 변동폭 자체를 줄이는 경우도 다수 존재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백4의 풀백이란 공격 국면에서는 이러한 사항들을 시각을 활용한 상황인지를 통해 계속해서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이에 반해 공격 국면에서 고정적으로 백3를 구성해서 공격을 전개할 경우 백4의 풀백에 비해서 백3의 윙백은 좌우폭이라는 공간적 개념에 대해서는 자유로워진다고 볼 수 있다. 공격을 진행하다가 공의 소유권을 넘겨줘 수비로 전환되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백3는 백4와는 다르게 이미 기본적으로 3명의 수비수가 확보되어 있는 상태이기에 수비로 전환되기 위한 기본적인 간격 유지가 자동적으로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윙백은 공격 국면에서는 경기장으로 가로로 보았을 때 상시 터치라인에 가깝게 좌우폭을 최대로 확보한 상태를 유지하게 되고, 반대로 종적으로 높이라는 공간적 개념에대서만 상황인지를 가져가며 유기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수정하게 된다. 

 

이와 같은 윙백의 높이라는 요소를 적절하게 활용한 인테르는 몇차례 되지 않았던 자신들의 진영에서부터 시작된 지공 찬스에서 바르셀로나를 전술적으로 적절하게 공략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번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인테르가 자신들의 진영에서부터 공격을 전개할 경우 1.4.2.3.1의 형태에 가까운 진형을 구축해서 압박을 시도했다. 특히 골키퍼였던 오나나에서부터 공이 전개되는 상황에서 바르셀로나는 인테르의 3백에 대해서 1x1 형태로 마크를 실행했고, 이를 통해서 바스토니-데 브라이-스크리니아르가 직접 앞을 보고 오나나로부터 공을 받는 상황은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다.

 

반면 문제가 되었던 것은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골키퍼인 오나나에서 좌우 윙백으로 한번에 공이 전개되는 상황이었다. 상대 진영에서부터 1x1 형태로 압박을 진행하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바르셀로나의 왼쪽 풀백인 마르코스 알론소가 인테르의 오른쪽 윙백이었던 다르미안을 마크 하기에 다르미안은 상당히 낮은 지점에 위치해 있었고, 이는 지역방어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스크리니아르에 대한 마크를 수행하고 있던 하피냐의 수비 범위에 해당하는 지점이었다. 즉 다르미안이 자신의 높이를 의도적으로 낮추며 마르코스 알론소의 수비 범위가 아닌 하피냐의 수비 범위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마르코스 알론소는 이에 대한 마크를 하피냐에게 넘길 수 밖에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마르코스 알론소의 다르미안에 대한 마크를 방해했던 요소는 존재하는데, 바로 인테르의 오른쪽 인사이드 하프였던 바렐라의 존재였다. 바렐라는 지속적으로 자신에 대한 마크를 실행했던 페드리 시야의 사각지대, 즉 페드리의 등 뒤에 위치한 상태에서 마르코스 알론소의 수비 범위로 이동을 했고, 이로 인해 마르코스 알론소는 다르미안이냐 바렐라냐의 양자택일의 선택을 강요받을 수 밖에 없었다. 특히 바렐라가 자신의 등 뒤로 이동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던 마르코스 알론소였기에 다르미안에 대한 마크를 실행하는 것에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마르코스 알론소는 오나나에서 다르미안으로 공이 전개되는 상황에서의 다르미안에 대한 마크가 한발 늦을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오나나에서 다르미안으로 공이 전개된 이후 공을 가진 다르미안은 마르코스 알론소의 한발 늦은 대응으로 인해 공을 가지고 대각선 안쪽의 하프 스페이스로 이동을 감행할 수 있었는데, 이는 마르코스 알론소의 대응이 늦은 것 이외에도 페드리와 패어(Pair)를 구성한 바렐라의 움직임이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1.3.5.2 시스템의 2인 유닛이라고 할 수 있는 윙백과 인사이드하프의 유기적인 움직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르미안이 공을 가지고 이동한 공간에 있어야 했던 페드리를 바렐라가 마르코스 알론소의 등 뒤, 즉 본래라면 윙백이었던 다르미안이 있었을 공간으로 끌어냈기 때문에 다르미안에게 공간이 주어졌던 것이다. 

 

해당 과정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이 정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1. 다르미안이 자신의 높이를 낮춤으로써 하피냐에 대해서 2x1 상황을 형성

2. 다르미안에 대한 수비를 펼치기 위해 마르코스 알론소는 자신의 등 뒤 공간을 바렐라에게 내준채 점프

3. 다르미안으로 인해 발생한 마르코스 알론소의 등 뒤 공간으로 바렐라가 자신의 마크인 페드리를 달고 이동

4. 바렐라가 페드리를 끌고 이동하면서 발생한 공간으로 공을 가진 다르미안이 이동

 

이후 상황에서 다르미안은 마르코스 알론소 뿐만 아니라 페드리의 부재로 인해 중앙의 공간을 커버하기 위해 온 세르히오 부스케츠 2명을 동시에 자신에게 고정하게 되고, 이로 인해 세르히오 부스케츠의 마크에서 자유롭게 풀린 찰하노글루는 다르미안-라우타로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제3의 선수로 기능하게 되면서(el tercer hombre) 수비의 마크 없이 앞을 본 상태로 자유롭게 공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상황이 여기까지 전개 되었을 때 때 중요한 것은 공이 위치한 측면의 반대쪽 측면에 위치해서 공과 완전히 관여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던 인테르의 왼쪽 윙백인 디마르코이다. 

 

앞서 글의 초반에 언급했던 것처럼 백3 시스템에서의 윙백은 높이를 제외한 좌우폭이라는 관점에서는 크게 자신의 위치를 수정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수정을 해서도 안 되는 역할을 부여받게 되고, 이로 인해 왼쪽 윙백인 디마르코는 수비를 전개하는 바르셀로나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들의 시야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로 존재하게 된다.

 

 

찰하노글루로부터 공격 방향 전환 패스를 건네 받는 디마르코는 단순히 해당 위치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팀의 공격 방향 전환을 이끌어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상황에서 자신을 마크하기 위해 다가온 세르지 로베르토에 대해서 므키타리안과 2x1 상황을 연출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인테르의 공격 전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대응을 한 이후의 바르셀로나는 최종적으로 므키타리안의 크로스가 올라오는 시점에서 자신들의 패널티박스에서 인테르를 상대로 3x4의 수적 열세에 놓이게 되고, 실점에 가까운 위기 상황을 연출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전반 종료 직전 발생했던 득점의 경우에는 앞서 설명한 상황과 좌우 측면이 바뀌었다는 점을 포함해 세부 사항에서는 차이를 드러내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인테르가 윙백의 높이를 통해서 바르셀로나의 전방 압박을 공략했다는 것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자신들의 진영에서 인테르가 빠르게 후방으로 쓰로인을 전개한 이후 왼쪽 센터백인 바스토니에 대한 뎀벨레의 수비가 늦었고, 이로 인해 앞을 보고 공을 소유할 수 있었던 바스토니는 바스토니-코레아-디마르코로 이어지는 3자 전개를 가져가기 위해 전방의 호아킨 코레아에게 공을 전개한다. 뎀벨레가 자신과 디마르코로 이어지는 패스라인을 막으면서 압박을 시도했기에 직접적으로 디마르코에게 향하는 패스가 아닌 3자 전개를 통해서 자유로운 상태에 놓여 있는 디마르코에게 공을 전개하고자 한 것이다.

 

 

본래라면 패스를 받기 위해 움직인 호아킨 코레아에 대한 마크를 수행해야 했던 것은 바르셀로나의 오른쪽 센터백인 크리스텐센이었지만 크리스텐센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시야에 들어온 라우타로를 마크해야 했기에 코레아에 대한 마크를 수행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코레아에 대한 마크를 수행했던 것은 세르지 로베르토였는데, 이로 인해 디마르코는 자신을 마크해야 했던 세르지 로베르토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반대쪽 측면에서 좌우폭을 확보하고 있던 다르미안을 향해 공격 전환 패스를 시도하게 된다.

 

디마르코로부터 공격 전환 패스를 건네 받은 다르미안은 바르셀로나의 왼쪽 풀백인 마르코스 알론소에 대해서 바렐라와 함께 2x1상황을 형성하게 된다. 이후 다르미안은 마르코스 알론소가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공을 가진 자신이 아닌 본인의 등 뒤로 이동하는 바렐라에 대한 마크를 수행하자 바렐라에게 공을 전개하지 않고 먼 포스트를 향해 크로스를 시도하게 된다.

 

 

먼포스트에서의 2x1 수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크로스 직후 상황에서 득점을 기록하는 것에는 실패하지만, 인테르의 반복되는 공격 방향 전환으로 인해 수비 진형이 완전히 무너진 바르셀로나는 결국 찰하노글루에게 중거리 슈팅을 허용하면서 실점을 기록하게 된다.

 

이번 경기에서 인테르가 보여준 이러한 모습은 챔피언스리그라는 무대에 최적화되어 있는 팀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축구 경기라는 것이 90분 동안 공격 국면, 수비 국면, 수비 전환, 공격 전환, 그리고 세트피스라는 것이 지속적으로 반복된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챔피언스리그에서라는 무대에서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특정 상황이 주어졌을 때 해당 상황에서 최고의 효율을 발휘하는 것이다. 

 

즉 경기를 준비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감독은 상대 팀의 특성과 우리 팀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경기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지를 예측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바르셀로나와 같은 팀을 상대로 할 경우 아무리 능동적으로 경기에 접근한다고 할지라도 상대적으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수비 국면에 놓이는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해서 수비 국면을 집중적으로 준비해야 하고, 또한 수비 국면에서 공의 소유권을 회복한 이후 공격으로 전환되는 상황을 집중적으로 준비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이 외에도 이번 경기에서 인테르가 보여준 것처럼 경기의 흐름상 몇 차례 되지 않는, 소수의 드문 경우라고 할지라도 지공을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되면 해당 상황에서 지공으로 차이를 만들어내는 팀이 챔피언스리그라는 무대에서 성과를 거두는 팀일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현재의 인테르는 안토니오 콘테라는 감독이 1.3.5.2 시스템을 바탕으로 구축해 놓은 팀에 대한 연속성을 굉장히 잘 살리고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콘테라는 감독이 팀을 떠난 이후 리그 내에서 해당 시스템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후임 감독을 영입함으로써 경험적인 지식이라는 관점에서 팀이 시스템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지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했으며, 이는 주중 경기와 주말 경기가 반복되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 상당히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기회비용의 관점에서 볼 때 아무래도 경기 중 좀 더 높은 빈도로 벌어지는 상황을 대비하는 것 외에는 훈련을 계획하고 진행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더라도, 다년간 동일한 시스템으로 연속성을 가져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체화된 팀의 지공은 이미 선수들의 무의식에 내장되어 있는 팀의 무기로써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Posted by 장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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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에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던 인테르가 밀란 더비에서 3대0 완승을 거둠으로써 2위 밀란과의 승점차를 4점까지 벌리는 것에 성공했다. 더비 경기였다는 점에 더해 정말 오랜만에 두 팀이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경기에 대한 관심도는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었다. 결국  밀란을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리그 우승을 향해 한발짝 더 다가서는 인테르였는데,  이날 인테르는 단순히 스코어에서만 앞선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전술적인 관점에서도 상당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본적으로 밀란은 시즌 내내 공수 모두에서 1.4.2.3.1을 기반으로 시즌을 치뤄오고 있고, 반면에 인테르의 경우에는 1.3.5.2 를 기반으로 시즌을 치루고 있다. 양팀 감독 모두 시스템적인 측면에서는 큰폭으로 변화를 주지 않는 감독이고, 양팀의 이러한 모습은 이탈리아 감독들이 전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전략 수립 과정에서 주체성을 좀 더 중요시하는 모습이 잘 드러난 예라고 할 수 있다.

 

*전략을 수립하는 관점(경기를 준비하는 관점)에서 상대의 강점을 상쇄하거나 약점을 공략하기 위해 시스템적으로 큰 폭으로 변화를 주기 보다는, 온전히 자신들의 관점에서 공/수 모두 자신들이 제일 익숙하고 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경기에 접근하는 것이 전반적인 이탈리아 감독들의 특징이다.

 

그리고 이는 이번 더비 경기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예상할 수 있던대로 밀란은 공수 모두에서 1.4.2.3.1 형태로 경기에 임했고, 반면에 인테르는 공격국면에서는 1.3.5.2, 수비 국면에서는 1.5.3.2의 형태로 경기에 임했다. 이는 양 팀 감독 모두가 어느 정도 예상을 했었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경기에서 발생할 상황을 예상해서 경기를 준비했을 것이다. 반면에 경기에서 전술적으로 좀 더 잘 기능했던 팀, 즉 전략적인 관점에서의 준비를 바탕으로 경기를 더 잘치뤘던 쪽은 인테르였다. 특히 이 날 경기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작용했던 것은 골킥 상황을 비롯해 패널티 박스에서부터 인테르가 공격을 시작될 때 밀란이 감행했던 전방 압박, 그리고 이를 파훼하고자 하는 인테르의 공격 전개 방식(Salida de balón)이 만들어내는 상호작용에 있었다.

 

위 영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밀란은 골킥 상황을 비롯해 인테르의 패널티박스 근처에서 압박을 실행할 경우에는 골키퍼였던 한다노비치를 제외한 인테르의 나머지 선수들을 대상으로 전부 1x1의 형태로 대인방어 형태를 가져갔다. 안쪽 공간을 우선적으로 막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되, 1x1의 형태로 마크맨을 설정함으로써 공을 가지게 되는 선수가 앞을 보고 플레이 하는 것(Jugar de cara)을 차단하고자 하는 것이 그 의도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전술적인 상황을 마크에 따라서 1번부터 10번까지 나누어서 보았을 때, 밀란의 입장에서 주로 문제가 발생했던 상황은 1, 7, 8, 9번 매치업에 공이 있을 때였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1번과 7번, 8번의 경우를 통해서 인테르가 밀란에게 공간적/시간적 관점에서의 문제를 야기시켰고, 이를 통해 9번 매치업으로 공을 전개시켜 Lukaku가 Romagnoli에 대해서 점하고 있는 질적 우위(Superioridad cualitativa)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밀란의 골대를 공략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우선 전자에 해당하는 1,7,8번의 경우에는 밀란의 압박 형태를 예상한 인테르가 적절하게 선수를 전략적으로 배치하면서, 즉 선수들의 포지셔닝을 통해서 밀란에게 공간적/시간적 문제가 발생시킨 경우였다.

 

1번 매치업 중 인테르의 오른쪽 센터백인 Skriniar의 실질적인 위치는, 우리가 보통 '풀백'이라고 얘기하는 선수가 위치하는 공간이다. 해당 공간에 있던 Skriniar에게 공이 향했을 경우 이에 대한 압박을 가져가야했던 선수는 Rebic였다. 하지만 Rebic는 Skriniar에게 공이 가기 전까지는 진형을 유지하면서 안쪽 공간, 즉 자신의 등 뒤에 있는 Barella가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우선적으로 막고 있어야 했다. 결국 이러한 상황에 강요되었던 Rebic는 Skriniar를 압박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거리라는 공간적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제 타이밍, 즉 시간적으로 적절한 압박을 가하는 것에도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런식의 1x1 형태 압박이 정상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공을 받는 선수가 앞을 보고 공을 컨트롤 하기 전, 즉 다음 플레이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전 압박이 가해지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Rebic는 위와 같은 이유로 인해 해당 타이밍에 적절한 압박을 가할 수 가 없었고, 이로 인해 Skriniar는 앞을 보고 공을 컨트롤 함으로써 다음 플레이에 대한 판단과 실행을 가져갈 공간적/시간적 조건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다. 

 

 

Skriniar와 마찬가지로 공을 받은 이후 다음 플레이를 위한 공간적/시간적 여유를 확보하고 있는 Barella

 

그리고 Skriniar가 공간적/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음으로 인해서 연속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은 Kessie였다. Skriniar로부터 롱패스가 넘어와 자신의 등 뒤에 있는 Lukaku나 Lautaro 쪽으로 공이 향할 수 있었기에 등 뒤의 공간을 방어할 것인지, 그렇지 않고 가까운 옵션으로서 공을 받기 위해 움직이는 눈 앞에 Barella를 마크해야하는지 양자택일의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골대와 좀 더 가까운 공간, 즉 자신의 등 뒤의 공간을 우선시 할 수 밖에 없었던 Kessie는, Rebic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마크맨인 Barella에게 다음 플레이를 위한 공간적/시간적 여유를 허용하게 된다. 

 

이렇게 공격을 전개하다가 공의 소유권을 잃어서 전개하는 공-수 전환 국면에서의 압박이 아닌, 온전하게 정렬이 된 상태에서 전개하는 수비 국면에서의 압박은 그 과정에서 한 차례 타이밍이 늦어지게 되었을 경우, 그 다음 공이 향하는 선수를 압박해야하는 선수 또한 연속적으로 양자택일의 상황을 강요받을 수 밖에 없다. Kessie의 경우처럼 등 뒤의 공간을 우선시하게 되면 압박의 타이밍이 연속적으로 늦어지게 되고, 반대로 눈 앞에 있는 선수를 택할 경우에는 자신의 등 뒤, 즉 골대와 더 가까운 공간이 공략당할 가능성을 노출하게 되는것이다. 그리고 이는 결국 공격을 전개하는 팀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공을 가지게 되는 선수가 해당 상황에 대한 인식을 토대로 적절한 판단을 내리게 된다면, 다시 한번 더 상대 골대와 가까운 공간으로 공을 전개할 수 있음을 의미하게 된다. 그리고 이는 결국 우연의 일치로 일어난다기 보다는 철저하게 철저하게 계획되고 의도된 상황의 연속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할 수 있다.

 

 

Hakimi가 Skriniar의 가까운 옵션으로써 공을 건네 받을 경우, 4백의 풀백인 테오는 압박을 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거리라는 공간적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인테르가 8번 매치업을 통해서 문제를 야기시키는 과정도 마찬가지였다. 통상적으로 3백의 윙백은 공격 국면에서 우리가 윙이라고 일컫는 선수들이 플레이하는 공간에 위치한다. 밀란과 인테르와의 경기로 해당 상황을 적용시켰을 경우에는 오른쪽 윙백인 Hakimi가 4백의 풀백인 Theo와 나란히 위치하는 장면을 떠올리면 되겠다. 반면에 문제가 되는 상황은 위 장면처럼 오른쪽 윙백인 Hakimi가 윙의 공간에서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 풀백의 공간에서 플레이 할 경우이다. 앞서 살펴보았던 Rebic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를 압박해야 하는 Theo는 4백을 유지하고 있다가 상당히 먼 거리를 극복해야만 Hakimi를 압박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이러한 포지셔닝을 통해서 Hakimi 또한 공간적/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로 다음 플레이를 전개하는 것이 가능했다.

 

 

Skriniar, Hakimi, Lukaku가 형성하는 2x1 상황의 연속. 그리고 최종적으로 Lukaku가 Roamagnoli를 상대로 1x1에서의 질적우위를 가져간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1번과 7번, 혹은 1번과 8번을 통해서 밀란의 압박을 무력화 시킨 이후에 인테르가 공을 전개한 곳은 모두 Lukaku가 Romagnoli와 맞선 9번 매치업이었다. 특히 이 둘의 매치업은 계속해서 인테르 기준으로 오른쪽 측면 터치라인에서 주로 이뤄졌다. 이런식으로 풀백을 끌어내고 풀백의 등 뒤, 즉 측면 터치라인에 붙은 상황에서 공격수가 공을 건네받을 경우 발생하는 이점은 크게 두가지라고 볼 수 있다. 첫번째는 터치라인을 등지고 플레이하기 때문에 공을 받는 시점에서 공과 앞을 동시에 볼 수 있게 되고, 이는 중앙에서 플레이하는 상황과 비교해본다면 상대 수비를 등지는 것이 아닌 상대 수비를 바라보고 플레이 함으로써 직선적인 돌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두번째는 2톱이 4백을 상대할 경우에 특히 두드러지는 점인데, 바로 상대 백라인을 완전히 한쪽으로 치우치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끌려나간 풀백을 제외하면 백라인에서 남아 있는 상대 수비는 3명뿐이고, 이 때 터치라인에서 공을 건네 받은 공격수를 막기 위해서는 공과 가까운쪽의 센터백이 터치라인까지 끌려나와야 한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 되면 나머지 백라인 두명은 공이 있는 반대쪽 공간(Weak Side)에 대해서는 완전히 시야를 잃어버리게 되고, 해당 공간은 과르디올라의 표현을 빌리자면 '수비할 수 없는 공간'이 되어버린다. 

 

 

경기장을 가로로 반으로 나눴을 때 공이 없는 반대쪽은 '수비할 수 없는 공간'이 되어버린 상황

 

 

득점 장면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첫번째 득점 장면에서의 Lukaku는 첫번째 이점을 살려 앞을 보고 공을 받아 그대로 Romagnoli를 돌파하는 형태로 Luataro의 득점까지 어시스트 했고, 두번째 득점 장면에서는 등을 진 상태로 Romagnoli를 이겨내면서 Hakimi에게 공을 건네 반대쪽 측면(Weak-Side)로 공이 전개 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해당 상황에서의 두번째 이점을 살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두번째 득점에 기여한 등을 지고 공을 지켜내는 플레이의 경우에는 가지고 있는 신체 조건에 비해서 선수의 단점으로 꼽혔던 부분인데, 최근에는 이 또한 훈련을 통해서 개선되어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Lukaku, "인테르에 온 이후 처음 3달 동안 Conte는 나에게 등을 진 상태에서 플레이하는 것 외에는 훈련에서 다른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매 훈련 마다 그는 Ranocchia를 내 등 뒤에 붙여놓고 그에게 나를 상대로 강하게 플레이할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내가 공의 소유권을 잃어버릴 때마다 우리는 해당 훈련을 다시 시작했다."

 

<첫번째, 두번째 득점 영상>

Posted by 장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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