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블로그 운영자인 장영훈 코치입니다. 이번주 금요일인 5월 20일 20:00에 제가 'HOW TO BEAT LINE OF 5 (상대 진영에서의 5백 공략)'라는 주제로 웨비나를 진행합니다. 제가 한 차례 포스팅을 업로드 하기도 했던 도메니코 테데스코의 RB라이프치히의 사례를 분석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며, 총 소요시간은 1시간 내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가비나 참가 자격은 따로 존재하지 않고, 혹시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흥미가 있으신 분들은 제 개인 메일인 overmiracle@naver.com으로 참가 신청을 해주시면 됩니다. 감사합니다.

 

 

 

Posted by 장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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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라운드부터 헤어타 베를린을 맡게 된 타이푼 코르쿳 (이미지 출처 : Jan-Philipp Burmann / dpa)

분데스리가 전반기 13경기를 치룬 시점까지 득점 부문에서는 정확하게 경기당 1골인 13득점, 반대로 실점 부문에서는 27실점을 기록하며 리그 꼴찌에서 두번째로 득점의 두배가 넘는 실점을 기록하고 있던 헤어타 베를린(이하 헤어타)이다. 승점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실점이 득점 보다 많아서는 안 된다는 기본적인 이치를 감안했을 때 당연하게도 헤어타의 순위표에서의 포지션은 높을 수가 없었고, 간헐적으로 승점 3점을 획득하는 경우가 있기는 했지만 시즌의 목표가 1부 리그에서의 생존이라는 것으로 굳어져 가는 모습에서는 지난 시즌과 큰 차이를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전반기가 마무리 되기 까지 얼마남지 않은 시점인 13라운드 아우쿠스부르크전이 1대1 무승부로 끝난 이후 보비치를 위시로 한 헤어타의 운영진은 감독 교체라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고, 지난 시즌 잔류를 일궈냈던 다르다이의 후임으로 자리하게 된 것은 최근 들어 그 이름을 접하기가 힘들었던 타이푼 코르쿳이었다.

타이푼 코르쿳은 슈투트가르트에서 태어난 터키 국적의 인물로, 선수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직접적인 자신의 배경지라고 할 수 있는 독일과 터키에서 선수 생활을 했을 뿐만 아니라, 말년에는 레알 소시에닷과 에스빠뇰을 포함한 스페인 클럽들에서도 활동한 경력이 있는 인물이다. 지금의 부인을 스페인에서 만났으며 코치 커리어의 시작 또한 자신이 몸담았던 레알 소시에닷 유소년 레벨에서 시작할 정도로 스페인과도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가진 인물이기도 한 코르쿳은, 18/19 시즌 자신의 고향팀인 슈투트가르트에서 감독직을 수행한 것을 마지막으로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공백기를 가져오다가 14라운드를 기점으로 헤어타를 맡으며 감독직에 복귀하게 되었다.

코르쿳 부임 기자 회견에서의 코르쿳과 보비치 (이미지 출처 : euditorial.com)

짧지 않은 기간 동안 공백기를 가진 코르쿳의 감독 선임은, 이번 시즌이 시작하기 전 프랑크푸르트에서 성공적인 5년을 보낸 이후 새로운 도전을 찾아서 헤어타로 넘어온 프레디 보비치 단장에 의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보비치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니코 코바치와 아디 휘터의 감독 선임을 비롯해 전체적인 스포츠 프로젝트를 관장하면서 최근 있었던 프랑크푸르트의 성공을 주도했던 인물이고, 타이푼 코르쿳의 경우에는 과거 보비치가 프랑크푸르트 이전 슈투트가르트에서 단장 역할을 수행했을 당시 구단에서 유소년 레벨에서 코치로 활동하면서 관계를 가져가기 시작한 경우에 해당한다.

단장이라는 역할을 수행하는 관점에 있어서 프랑크푸르트의 성공을 이끌며 성공적인 가도를 달리고 있는 보비치이기에 이번 선택은 상당히 의외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고, 특히 분데스리가의 경우에는 최근 들어 계속해서 젊은 지도자들이 연이어 데뷔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공백기를 가진 인물을 감독직에 앉히는 것은 현재 흐름에 완전히 반하는 느낌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듯 12월 22일에 있었던 독일의 rbb 라디오 채널이 주관하는 Haupstadtderby 팟캐스트에 출연했던 보비치는, 코르쿳 감독 선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다.

프레디 보비치,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 있어서 특정 인물의 이름값과 커리어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다. 내가 선택하는 인물은 구단을 한 단계 더 앞으로 전진하게 할 것이란 확신을 주는 인물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대중의 의견이나 SNS에서 언급되는 사항들과는 별개의 것이다."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 감독 후보로 언급될 경우 처음에는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의 이름은 때때로 그 자체로 동기부여를 일으키며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진정한 코치이냐는 별개의 문제이다. 나는 철저하게 자신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 자신의 스타일 안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동기를 불어넣고 지금 현재 스쿼드에서 최상을 끌어낼 수 있는 인물, 그리고 향후에는 공격적인 방식으로 팀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인물을 원했다."

출처 : https://www.inforadio.de/podcast/feeds/hauptstadtderby/hauptstadtderby.html
12월22일 에피소드 'Quartett mit Fredi Bobic – die Weihnachtsfolge (90)'


분명한 기준을 통해서 가장 적절한 인물이라는 판단 하에 코르쿳을 선임했음을 확실히 한 보비치이고, 실제로 코르쿳은 헤어타에 부임한 이후 단기간에 팀을 확실하게 개선하는 것에 성공하며 보비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고 있다. 13라운드까지 팔 다르다이 체제에서 4승 2무 7패를 기록했던 헤어타는, 코르쿳 감독 부임 이후 치뤄진 14라운드 부터 18라운드에서는 2승 1무 2패의 성적을 거두며 승점 획득 추이에서 확실히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단순히 승점 획득이라는 결과 관점에서 개선된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별개로, 경기 관점에서, 특히 공을 가지고 공격을 진행하는 공격 국면에서 크게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코르쿳의 헤어타이기에 향후 전망은 더 밝다고 볼 수 있다.

보비치가 헤어타로 팀을 옮긴 이후 지난 4,5년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언급했던 가장 큰 문제점은 "헤어타는 지난 4,5년간 너무나도 수동적인 팀이었다"는 것이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결국 공을 가진 상황에서 좀 더 능동적으로, 그리고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보비치의 의견이었고, 이를 위한 수단으로써 선임된 코르쿳이 즉각적으로 해당 관점에서 팀을 개선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수아트 세르다르, ¨우리는 공격적인 축구를 원한다. 우리는 지금 온전하게 축구를 하기 원한다."

"감독 교체 이후 진행된 첫번째 훈련에서부터 우리는 후방에서 공을 전개하는 것을 훈련해오고 있다. 그게 얼마 만큼의 위험을 감수해야하는지와 관계 없이 말이다. 골 찬스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훨씬 즐거운 것이 되었다. 우리는 온전하게 축구를 하려고 시도하고 있으며, 그것이 전과는 다른 부분이다."

코르쿳 부임 이후1.4.4.2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 헤어타의 베스트 11이라고 볼 수 있는 라인업


코르쿳이 부임한 이후 헤어타는 지속적으로 1.4.4.2(혹은 1.4.2.2.2) 시스템으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6라운드였던 마인츠전과 지난 주말에 있었던 18라운드 쾰른전에서는 각각 원정과 홈에서 0대4, 1대3으로 패배를 기록하며 아직까지 다소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세르다르의 인터뷰에서 체감할 수 있듯이 공을 가진 공격 국면에서 만큼은 기존에 있던 선수들의 장점을 1.4.4.2 시스템을 통해서 확실히 살리는 것에 성공했다. 팔 다르다이가 감독으로 재직하던 13라운드까지는 사실상 팀의 메인 시스템이라고 할만한 시스템을 찾지 못하면서 매 경기 비교적 큰 폭으로 시스템과 선발 라인업이 변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헤어타였지만, 코르쿳 감독 부임 이후에는 시스템과 선발 라인업에서부터 확실하게 감독의 스타일이 드러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기본적으로 헤어타는 1.4.4.2 시스템을 활용하기는 하지만 7번과 11번, 좌우 측면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들이 통상적으로 우리가 윙어로 일컫는 1v1에 강점을 가진 선수들이 아닌, 주로 미드필더 성향이 강한 선수들을 배치 하면서 해당 선수들이 사이드 채널 공간에서 좌우폭을 확보하고 공을 소유하는 상황은 비교적 적게 발생하는 편이다. 특히 주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출전하는 세르다르는 페너트레이션 과정에 진입하기 전까지는 경기장을 가로로 보았을 때 하프 스페이스 채널을 벗어나는 경우가 극히 드물며, 왼쪽 센터백+2명의 중앙 미드필더와 주로 링크 업 되며 세번째 중앙 미드필더로써 플레이 한다.

공이 순환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세르다르.

지속적으로 상대 2선의 등 뒤에 위치해 있음으로써 2선의 시야 밖에 위치해 있다가 한 라인 밑으로 나타나 공을 소유하고, 해당 상황에서 공을 소유했을 경우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우위와 함께 오른발잡이인 점을 살려 상대 1선과 2선을 자신에게 끌어들이며 직접적으로 공격 방향을 오른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기여한다.

또한 세르다르의 이러한 움직임은 상대가 수비 국면에서 4백을 구성할 경우에는 오른쪽 풀백의 마킹을 유발함으로써 오른쪽 풀백을 끌어내는 효과 또한 가져오게 된다. 기본적으로는 왼쪽 측면 미드필더에 해당하는 세르다르이기에 세르다르에 대한 마킹은 상대 오른쪽 풀백이 가져가야만 하고, 만약 공이 전환되지 않고 왼쪽 측면에서 공이 지속적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공간을 투톱 중 하나가 측면으로 빠져나와 센터백과의 1v1을 가져가며 활용하게 된다.


공을 순환시키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시스템의 Variation이 이뤄지면서 자신의 기량을 극대화 하고 있는 또 다른 선수는 바로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는 이샥 벨포딜이다.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호펜하임으로부터 합류한 벨포딜은, 18/19 시즌만 보았을 경우 나겔스만 체제에서 리그에서만 18골 9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내에서도 수준급의 활약을 보여주었던 자원이다. 반면 19/20시즌 초반 무릎 부상 이후 수술을 받으면서 기량을 회복하는 것에 실패했고, 지난 시즌에는 대부분의 경기에서 교체로 출장하며 14경기에 출장해 0골 1도움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여야만 했었다.

이번 시즌의 경우에도 시즌이 개막한 이후 2라운드까지 치뤄진 시점에서 호펜하임에서의 생활을 정리하며 헤어타에 새롭게 합류하기는 했지만, 팀이 전체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본인 또한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단 하나의 공격 포인트도 기록하지 못한 채 13라운드까지는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코르쿳이 감독으로 부임하며 시스템적으로 변화가 이뤄진 이후에는 14라운드에서 곧 바로 도움을 기록한 것에 이어서 4경기에 출전해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확실하게 반전에 성공한 모습이다. 또한 단순히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기 때문에 선수가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기 보다는, 선수가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과정에서 공격 포인트가 발생했기 때문에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도르트문트와의 17라운드 경기 득점 장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시스템의 variation이 행해지는 과정에서 선수가 자신의 능력을 만개할 수 있는 상황, 상대 풀백이 끌려나가면서 상대 센터백과 180도의 공간에서 1v1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될 경우 확실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벨포딜이다. 벨포딜은 도르트문트전 득점 외에도 경기 중 해당 상황이 연출되었을 경우 공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동료가 골키퍼의 시야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취소되었던 슈투트가르트전 득점 장면에서도 벨포딜의 이러한 장점은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타이푼 코르쿳, "아이디어의 핵심은 항상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 하는 것에 있다. 여기에 추가로 선수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시스템과 함께 우리가 운동장에서 선수들에게 주지시키는 사항에 대해서 선수들이 편안함을 느껴야만 한다."


벨포딜 외에도 전방 자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요베티치, 마올리다의 경우에도 모두 해당 상황의 연출을 통해서 공을 가지고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여기에 센터백인 니클라스 슈타크의 경우에는 후방에서부터 깨끗하게 공격이 전개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팔 다르다이가 감독으로 있던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공을 가진 상황에서 상대가 블록을 형성할 경우 공간에 대한 드리블을 행함으로써 상대 1선을 끌어들이거나 혹은 1선을 넘어서는 플레이를 능수능란하게 선보이고 있고, 상대 2선을 관통하는 쓰루패스를 비롯해 공을 가진 상황에서 센터백이라는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는 슈타크이다.

코르쿳 감독의 첫 경기였던 슈투트가르트전만 하더라도 선발 라인업에 포함이 되지 않았던 슈타크였고, 반면 센터백으로는 드물게 선발로 출전했던 토루나리가가 부상을 당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70분경 교체로 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기 후 있었던 기자 회견에서 경기 내용을 감안했을 때 슈타크가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선수를 투입 시켰다고 언급했던 코르쿳 감독은, 이후 경기들에서는 왼쪽, 오른쪽 위치를 가리지 않고 슈타크를 지속적으로 경기에 선발 출전 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팀이 공을 가지지 않은 수비 국면에서도 수비수로써 나쁘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던 슈타크이지만, 감독 교체 이후 지속적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는 슈타크는 팀이 공을 가지지 않는 수비 국면 보다는 팀이 공을 가지고 있는 공격 국면에서 확실히 더 돋보이는 선수로써 자리매김 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단순히 수비 국면에서의 '수비수' 라는 역할이 아닌 공격 국면과 수비 국면 모두에서 온전하게 '센터백'으로써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슈타크인데, 이처럼 선수의 장점을 확실하게 포착하고 이를 극대화 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코르쿳이 감독으로 자리하고 있기에 앞으로 다가올 후반기 일정에서는 한 단계 앞으로 확실하게 도약하는 헤어타의 모습을 예상해 본다.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서고 있는 니클라스 슈타크 (이미지 출처 : globalhappening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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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데스코 부임 이후 RB라이프치히(이하 라이프치히)가 리그에서만 세번째 경기를 치뤘다. 데뷔전에서 묀헨글라드바흐를 상대로 4대1 승리를 거둔 뒤 아우쿠스부르크 원정에서는 경기 막판 패널티킥으로 아쉬운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승점 1점 획득에 만족해야만 했던 라이프치히였다. 승리와 무승부를 한차례씩 거뒀던 라이프치히는 이번 경기에서는 0대2로 홈에서 패배를 기록하면서 테데스코는 감독 부임 이후 치뤄진 경기에서 1승 1무 1패라는 성적을 받아들게 된 상황이다. 지난 시즌과 비교했을 때 승점 획득 추이에 있어서 꾸준함이라는 핵심 포인트가 결여된 것이 이번 시즌의 라이프치히이기 때문에, 향후 경기들, 특히 윈터 브레이크를 가져간 이후 얼마나 승점 획득을 할 수 있느냐의 관점에서 테데스코의 감독으로써의 평가가 갈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1명 퇴장을 당한 상대에게 홈에서 2골을 내주며 0대2로 패배를 한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지만 경기 내용적인 관점에서는 얘기할만한 요소들이 분명 존재했던 지난 빌레펠트전이었다. 특히 앞선 2경기와는 다르게 1.3.4.1.2가 아닌 1.3.5.2 시스템을 선발 라인업에 적용해 들고나왔던 라이프치히였고, 빌레펠트가 이를 수비하기 위해서 1.4.2.1.3에 가까운 진형을 갖추면서 발생했던 라이프치히의 공격 국면 상황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1.3.5.2 시스템을 들고나온 라이프치히를 수비하는 빌레펠트의 1.4.2.1.3 진형의 실질적인 배치

경기 극초반 포르스베리가 부상을 당하면서 아웃되고 아담스가 대신 경기에 투입되기는 했지만 경기의 전체적인 양상에 큰 변화는 없었고, 라이프치히가 공을 가졌을 때, 특히 경기장을 세로로 4등분 했을 때 라이프치히쪽 4분의 1지점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수비를 시작했던 빌레펠트였다. 빌레펠트는 라이프치히가 1.3.5.2 시스템으로 경기를 가져가는 것에 대해서 1.4.2.1.3에 가까운 형태의 수비 진형을 구축해서 라이프치히를 무력화 시키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사실상 이는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기본적으로는 라이프치히의 1.3.5.2 진형을 완전히 덮어씌우는 형태였다고 할 수 있다. 1.4.2.1.3 블록을 유지하기는 하되 라이프치히의 공을 가진 선수로부터 직접적으로 공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1대1 대인방어의 형태로 수비를 할 수 있도록 라이프치히 선수들의 포지셔닝과 완전히 겹치는 형태로 선수가 배치되었던 것이다.

최근 들어서 이런식으로 한쪽이 공을 가졌을 경우 다른 한쪽이 공을 가진 상대의 포지셔닝을 완전히 덮어버림으로써 공을 가지게 되는 선수를 지속적으로 대인방어하고, 이를 통해서 공을 가진 선수가 앞을 보지 못하게끔 하는 형태의 수비가 제일 자주 발생했던 구도는 바로 1.3.4.3 vs 1.3.4.3의 구도였다. 1.3.4.3 시스템의 경우에는 안토니오 콘테의 첼시가 성공을 거둔 이후 프리미어리그 뿐만 아니라 타리그에서도 활용되는 빈도가 굉장히 높아졌고, 1.3.4.3 시스템을 활용하는 팀들 중 공격 국면에서 유독 강점을 드러내는 팀을 상대할 경우 이에 맞서는 팀들이 자신들이 기존에 주로 사용했던 시스템이 무엇이었느냐의 여부와는 관계 없이 상대의 공격 국면을 무력화 하기 위해서 동일하게 1.3.4.3 시스템을 활용해 대인방어에 가까운 지역방어를 펼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반면 이번 경기에서는 이러한 공격 국면에 놓인 팀과 수비 국면에 놓인 팀간의 대칭 구도가 1.3.5.2 vs 1.4.1.2.3의 구도로 나타난 것인데, 이러한 빌레펠트의 수비 형태를 타개하기 위해서 라이프치히는 다음과 같은 1.3.5.2 시스템 특유의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위 영상에서 볼 수 있는 장면은 전반 11분과 14분 경기에서 두 차례 발생한 장면이다. 왼쪽 센터백인 그바르디올이 공을 가진 상황에서 상대 오른쪽 윙어인 비머가 압박을 시도한다. 이 때 공을 가진 그바르디올에 대해서 가까운 옵션에 해당하는 앙헬리뇨가 공을 받기 위해서 공과 가까워지는 움직임 (Support Unmark - Desmarque de apoyo)을 가져가고, 이로 인해서 앙헬리뇨에 대한 마킹을 가져가던 브루너가 끌려온다. 이러한 앙헬리뇨의 움직임으로 인해서 발생한 브루너 등 뒤에 해당하는 공간, 즉 빌레펠트의 오른쪽 센터백과 풀백 사이의 간격이 벌어짐으로써 발생하는 공간에 대해서 소보슬라이가 침투하는 움직임(Deep Unmark - Desmarque de ruptura)을 가져가고, 브루너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소보슬라이를 마킹하고 있던 쇱프는 소보슬라이의 이러한 움직임에 끌려가며 공을 가진 그바르디올을 마킹하는 비머의 등 뒤 공간을 허용하게 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당 공간에서 공을 건네받아 다음 공 소유자가 되는 것은 최전방에 위치해 있던 안드레 실바이다. 반면 안드레 실바를 마킹해야 하는 피퍼는 자신이 안드레 실바를 쫓아 이동했을 경우 자신과 골키퍼 사이에 해당하는 공간, 즉 백라인 뒷공간이 노출되는 것을 의식하여 안드레 실바에 대한 마킹을 포기하게 된다. 이로 인해서 안드레 실바는 상대 선수에 대한 마킹 없이 앞을 본 상태로 공을 소유하게 되고, 공을 소유하는 것 자체로 자신을 마킹해야하는 피퍼에 이어서 소보슬라이를 마킹하던 쇱프까지 자신에게 고정시키면서(Fix - Fijación) 쇱프의 마킹으로부터 자유로워져 백라인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소보슬라이에게 공을 건네게 된다.

기본적으로 안드레 실바가 앞을 보고 공을 소유하게 되기 까지, 앙헬리뇨와 소보슬라이가 가져갔던 움직임은 두 선수가 잠재적으로 공을 소유할 수 있는 선수, 혹은 간접적으로 공을 소유하는 선수(Poseedor mediato)로써 실행한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수비 입장에서는 공과 가까운 옵션에 해당하는 선수, 즉 즉각적으로 공을 건네받아 공을 소유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가 움직임 (Unmark - Desmarque)을 가져갈 경우 이를 마킹할 수 밖에 없게 되는데, 이런 경우 공을 직접적으로 소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수비를 자신의 움직임에 반응하게 만들어 특정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선수를 간적적으로 공을 소유하는 선수라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간접적으로 공을 소유하는 선수의 움직임은 최근 들어서 그 중요성이 더욱 더 크게 부각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후방에서부터 공을 깨끗하게 전개하면서 공격 국면에서 강점을 드러내는 팀들이 늘어나고 있고, 반대로 이를 무력화 하기 위한 대응책으로써 많은 팀들이 활용하고 있는 것이 앞선 1.3.4.3 vs 1.3.4.3의 예나 지금 살펴본 라이프치히를 상대한 빌레펠트의 예에서 볼 수 있는 수비 진형을 상대 공격 진형에 완전히 덮어 씌워 대인방어를 가져가는 수비 형태이다. 포지셔닝을 가져가는 것만으로도 자연적으로 공을 가진 상대를 포함해 상대 필드 플레이어 10명에 대해서 대인방어를 가져갈 수 있게 되고, 해당 형태의 수비를 가져가는 팀이 사전 분석을 기반으로 한 훈련을 통해서 어느 정 숙달이 되어 있는 상태라면 공을 가진 팀은 지속적으로 앞을 보고, 혹은 상대 골대를 바라보고 공을 소유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 지게 된다. 이 때 공을 가진 팀의 입장에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앙헬리뇨와 소보슬라이의 움직임과 같은 간접적으로 공을 소유하는 선수들의 움직임이다. 이를 실행하는 선수들은 어디까지나 공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해당 움직임을 가져가지만 자신이 공을 받지 못하더라도 2명 이상의 선수가 연쇄적으로 움직임을 가져감으로써, 첫번째가 아니라면 두번째, 두번째가 아니면 세번째로 움직임을 가져가는 선수가 상대 마킹에서 벗어나 공을 건네 받아 상대 골대를 바라보고 공을 소유하는 것이 가능하게끔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가능하게끔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시스템적인 경험, 혹은 지식'이라고 볼 수 있다. 흔히 1.4.3.3, 1.4.4.2, 1.3.5.2 같은 시스템을 단순히 '숫자놀음'이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지만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상대가 공격 진형을 완전히 덮어씌우는 형태로 대인 방어를 가져갈 경우에 특히 얘기가 상당히 많이 달라진다. 왼쪽 센터백인 그바르디올이 공을 가진 상황에서 윙백인 앙헬리뇨와 인사이드-하프인 소보슬라이, 최전방 공격수인 안드레 실바가 3인 유닛으로 연쇄적인 움직임을 가져간 것처럼, 특정 선수가 공을 가졌을 경우 어떤 선수들이 하나의 유닛이 되어 연쇄적인 움직임을 가져가야 하고 해당 움직임이 실행되었을 경우 공을 전개할 수 있는 공간이 어디가 되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없다면 이는 굉장히 어려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각 시스템은 그 고유의 선수 배치로 인해서 자연적으로 유닛으로 묶이는 선수가 발생하게끔 하고, 이를 사전에 인지하고 훈련을 통해서 체화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감독을 포함한 코칭 스태프의 시스템적인 지식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지오 에밀리아에서의 나의 모험은 1.4.4.2 시스템으로 시작되었다. 1.4.4.2는 내가 선수 시절 사키 감독과 그의 코칭 스태프들과 함께 했던 덕분에 그 당시 내가 가장 잘 아는 시스템이었다. 당시 나는 감독으로 경험이 일천했고, 선수들의 특성과는 관계 없이 내가 좀 더 확실히 알고 있는 시스템을 활용하고자 해당 시스템을 활용했다."
Carlo Ancelotti, Mi árbol de navidad

이를 감안했을 때 테데스코는 여태까지 지도자 커리어를 살펴보았을 경우 1.3.5.2 시스템과 1.3.4.1.2 시스템에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감독이다. 반면 팀에 부임한 이후 일주일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무려 3경기를 치룬 상태이기에 이를 온전하게 팀에 적용시키고 극대화 시키는 것에는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 예상된다. 1.3.5.2 시스템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라이프치히 선수들이 지난 시즌에서의 경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는 시스템이기는 하지만, 시스템이란 말 그대로 이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가 온전하게 상호작용 할 수 있어야만 제대로 기능을 하는 것이기에 비교적 큰 폭으로 선수단에 변화가 있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현재의 라이프치히는 온전하게 해당 시스템을 이해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이번 경기에서 몇 차례 볼 수 있었던 장면을 감안했을 때 윈터 브레이크 기간 동안 테데스코와 그의 코칭스태프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적인 지식과 경험이 팀에 온전하게 전달된다면, 후반기에는 공격 국면에서 전반기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 예상되는 라이프치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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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 라이프치히에 새롭게 부임한 도메니코 테데스코 (이미지 출처 : https://www.insidesport.in)

지난 시즌 리그 2위를 차지했던 것을 감안했을 때 14라운드 기준 5승 3무 6패의 성적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던 이번 시즌의 RB 라이프치히. 결국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제시 마쉬 감독이 팀을 떠나고 지난 시즌까지 스파르타크 모스크바를 이끌었던 도메니코 테데스코가 팀을 이끌 감독으로 시즌 중 새롭게 합류했다. 프로젝트 자체가 하나의 게임 모델을 공유하는 레드불 프로젝트의 특성상 지난 시즌까지 잘츠브루크를 이끌었던 제시 마쉬 감독은 그 누구보다 레드불 프로젝트의 정점에 있는 라이프치히를 이끌기에 적임자로 느껴졌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즌을 치루면서 마쉬 감독은 랄프 랑닉이 구축했던 레드블 프로젝트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는 어느 정도 성공했으나 경기에서의 결과라는 측면에서 꾸준함을 가져오는 것에 실패했고, 결국에는 비교적 이른 시점인 리그 14라운드만에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팀을 떠나게 되었다.

 

마쉬의 후임으로 팀에 합류한 도메니코 데데스코는 러시아 무대로 넘어가면서 최근에는 언급되는 빈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았지만 프로 레벨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하던 시점부터 이미 어느 정도 율리안 나겔스만 현 바이언 감독과 직접적인 대결 구도를 가져갔던 인물이다. 나겔스만이 호펜하임의 감독직을 맡아 프로 레벨 최연소 지도자로써 세간의 주목을 받음과 동시에 축구적인 관점에서도 경쟁력을 드러내기 시작했을 때, 비슷한 시기에 함께 주목을 받은 것이 도메니코 테데스코라고 할 수 있다. 테데스코는 2016년 독일축구협회 UEFA-Pro 라이센스 수료 당시 나겔스만의 동기생이었으며, 그 당시 이 둘은 수료 성적에 있어서 테데스코가 수석, 나겔스만이 차석을 기록했던 이른바 우등생들이었다. 이후 나겔스만이 2016/17 시즌 도중 호펜하임의 감독으로 부임을 해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이후 한 발 늦게 테데스코가 2017/2018 시즌을 앞두고 샬케에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이 둘의 관계가 이슈가 되기 시작했다. 테데스코가 샬케에 부임했을 당시 나겔스만은 이미 세간의 집중을 받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2016년 라이센스 수료 당시 나겔스만 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둔 감독이 이번에 샬케에 부임했다'의 형태로 테데스코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것이다. 나이에서는 테데스코가 85년생, 나겔스만이 87년생으로 테데스코가 2살 더 많은데다가 라이센스 과정에서도 수석 자리를 가져갔지만, 프로 데뷔 시점 자체는 차석이었던 나겔스만이 더 빠르게 가져간 상황이었기에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 밖에 없는 형태의 관심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2016년 헤네스-바이스바일러 아카데미에서 라이센스 수료 당시 수석과 차석으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테데스코와 나겔스만 (이미지 출처 : bundesliga.com)

 

이 둘이 모두 분데스리가 1부 리그 무대에 데뷔한 17/18 시즌은 상당히 뜨거웠다. 직전 시즌이었던 16/17 시즌, 반환점이 지난 시점에서 팀을 넘겨 받아서 리그 4위로 시즌을 마쳤던 나겔스만은, 17/18 시즌에도 감독으로써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만개해서 펼쳐보였고 이를 기반으로 호펜하임은 리그에서 직전 시즌 대비 한 단계 더 올라선 3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었다. 반면 한 발 늦게 1부 리그 무대에 데뷔한 테데스코가 거둔 성적은 데뷔 시즌만을 놓고 보았을 경우 나겔스만 보다 한 단계 위의 것이었다. 16/17 시즌 당시 리그에서 10위의 성적을 기록했던 샬케를 맡아 데뷔 시즌이었던 17/18시즌에 곧 바로 팀을 리그 2위에 올려놓으며 확실하게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것에 성공했던 테데스코이다.

 

당시 나겔스만의 호펜하임의 경우에는 1.3.5.2 시스템을 바탕으로 자신들이 공을 가진 공격 국면, 특히 지공 상황에서의 경쟁력이 상당히 돋보이는 팀이었다. 이에 반해 테데스코의 샬케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공격 국면 보다는 수비 국면, 특히 상대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11대11의 상황의 관점에서 어떻게 팀의 압박 메커니즘을 구성하느냐라는 부분에서 최대 장점을 가지는 팀이었다. 상대가 공을 어떤식으로 순환 시키느냐를 사전에 분석하고 패스가 길어지는 구간에서 상대에 대한 압박을 시작하며, 1차적인 압박 플랜이 기능하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 2차적인 압박 플랜까지 갖춰진 것이 테데스코의 샬케였다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매 경기 상대에 대해 최적화 되어 있는 팀 압박 메커니즘을 가지고 경기에 나섰던 것이 테데스코의 샬케였는데, 코치로서 이렇게 전략적인 능력이 기반이 되었기 때문에  테데스코는 직전 시즌 대비 무려 8칸이나 높은 2위 자리에서 팀이 시즌을 마칠 수 있게끔 했다. 

 

도메니코 테데스코, "어떤 선수가 어떤 상황에서 압박을 가할 것인지 분명 해야만 한다. 누가 압박을 시작하는 방아쇠를 당길 것인가? 상대가 어떤 패스를 시도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압박을 시작하기 위한 신호로서 인지하고 있을 것인가? 에 대한 부분이다. 예를 들어서 자신들의 진영에서부터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두 명의 센터백이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서 공을 주고 받는 팀들이 있다. 만약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에게 패스를 시도할 경우 공은 상대적으로 먼거리를 이동해야만 한다. 이 말은 공이 이동하는 시간이 길다는 얘기이고, 공이 이동하는 시간이 길다는 얘기는 공이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은 상태가 길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떄가 바로 압박을 가하기 최적의 순간이다."

2017년 11월 24일 Spielverlagerung 인터뷰 중
(원문 : https://spielverlagerung.de/2017/11/24/tedesco-domenico-interview-schalke/)

 

 

테데스코가 예로써 설명하는 상황. 상단의 경우에는 다이아몬드 1.4.4.2의 전형적인 압박 형태이다. 상대 센터백에서 풀백으로 패스가 나갈 경우 8번 미드필더가 상대적으로 긴 거리를 뛰어가서 압박을 가한다. 

하단의 경우에는 동일한 상황에 대해서 테데스코가 제시한 압박의 형태이다. 투톱 중 하나가 센터백에서 풀백으로 나가는 패스 라인을 차단함으로써 센터백 간의 패스를 유발한다. 이를 통해서 센터백 간의 패스를 유발했을 경우, 투톱 중 또 다른 한 명의 경우에는 공을 받는 센터백을 향해 뛰어가 압박의 강도를 올리기 위해 움직인다. 10번의 경우에는 압박으로 인해서 공을 받는 센터백이 부정확한 패스를 했을 경우 이를 차단한다. 만약 패스가 정확해서 상대 센터백에서 6번 미드필더로 공이 이어졌을 경우, 8번 미드필더는 곧 바로 6번 미드필더가 돌아설 수 없게 압박을 가한다. 만약 해당 상황에서 상대 6번이 원터치 플레이로 자신과 가까운 풀백에게 공을 넘겼을 경우에는, 6번이 돌아설 수 없게 압박을 가했던 8번이 공을 받는 풀백을 향해 압박을 가하면 된다. 8번은 상대 6번에게 압박을 가하기 위해서 이미 앞으로 전진하면서 탄력이 붙은 상태이기 때문에 큰 폭의 방향전환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2017년 11월 24일 Spielverlagerung 인터뷰 중
(원문 : https://spielverlagerung.de/2017/11/24/tedesco-domenico-interview-schalke/)

 

과거 테데스코가 샬케 감독으로 재임하던 시절 Spielverlagerung과의 인터뷰 중 일부를 발췌해서 살펴 보았는데, 이를 통해서 우리는 테데스코가 수비 진형을 완전히 갖춘 정렬된 상황에서의 압박, 특히 상대 진영에서의 압박을 팀적으로 행하는데 있어서 얼마만큼 디테일 하고 준비가 잘 되어 있는 감독인지를 체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테데스코의 이러한 코치로서의 정체성은 라이프치히에 부임한 이후 데뷔전이었던 지난 분데스리가 15라운드 묀헨글라드바흐전에서도 여지 없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부임 이후 단 이틀의 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테데스코는 상대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전략적으로 가장 적절한 형태의 압박을 준비했고, 이는 전술적으로 운동장에서 상당히 효율적으로 기능하며 팀의 4대1 승리에 기여하는 모습이었다.

 

다이아몬드 1.4.4.2 시스템의 묀헨글라드바흐에 대해서 1.3.4.1.2 진형을 구축했던 테데스코의 라이프치히

기본적으로 이 날 경기에서 라이프치히는 다이아몬드 1.4.4.2 시스템을 활용했던 묀헨글라드바흐에 대해서 1.3.4.1.2 진형을 구축해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기장을 세로로 4등분 했을 때 묀헨글라드바흐가 4분의 1을 넘어서는 지점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압박을 구사하기 시작했는데 이 날 압박의 경우에는 묀헨글라드바흐의 시스템을 감안했을 때 중앙 채널에서 공간을 내주지 않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3선에는 라이머와 캄플, 2선에는 포르스베리, 1선에는 실바와 은쿤쿠가 위치하면서 중앙 채널의 공간을 가장 우선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최우선이었고, 이를 통해서 중앙에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들인 슈틴들과 엠볼로를 향해 직접적으로 들어가는 패스 라인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었다. 반면 1.3.4.1.2 시스템상 문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3선의 라이머와 캄플에 측면에 해당하는 공간이었는데, 해당 공간의 경우에도 라이프치히는 사전에 전략적으로 계획된 압박을 통해서 상당히 효율적으로 커버하는 것이 가능했다.

 

 

위 영상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자카리아가 센터백들과 동일한 높이로 내려와서 공을 가졌을 경우에는 1차적으로는 안드레 실바와 쿤쿠가 안쪽으로 좁혀들어옴으로써 라이머 혹은 캄플의 대각선 위치, 즉 라이머와 캄플이 시야를 확보할 수 없는 공간으로 패스 라인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또한 이를 통해서 자카리아가 좌우 센터백 중 하나에게 공을 전개했을 경우에는 안드레 실바와 쿤쿠 중 해당 센터백과 가까운 쪽 포워드가 센터백이 다시금 자카리아와 패스할 수 있는 패스 라인을 차단하면서 압박을 가져갔고, 이는 결국 만약 공이 라이머나 캄플의 측면에 위치한 공간으로 공이 연결된다고 할지라도 이미 해당 공간은 라이머 혹은 캄플이 시야를 확보한 상태로 바깥쪽으로 몰아낼 수 있는 수비를 마친 상태이기에 크게 위협이 되지 못했다. 압박을 팀 단위의 메커니즘으로 생각했을 경우 이는 직접적으로 공의 소유권을 되찾아오는 움직임이기도 하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직접적으로 공의 소유권을 되찾아오다기 보다는 공을 가진 상대가 장점을 발현할 수 없도록 이를 무력화(Neutralize) 한다는 관점에서 경기 내내 상당히 훌륭한 압박을 유지했던 라이프치히 였다고 볼 수 있겠다. 실제로 해당 경기의 90분 종류 이후 최종 점유율 퍼센테이지는 52대 48로 라이프치히가 근소하게 앞섰지만 상대적으로 라이프치히는 묀헨글라드바흐가 공을 가지고 있었을 경우 이를 무력화 하는 것에 성공함으로써 경기를 4대1의 스코어로 승리할 수 있었다.

 

 

과거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공이 비교적 먼 거리를 이동하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투톱이 압박을 가해서 공의 소유권을 탈취,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모습 또한 보였던 테데스코를 위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포르투갈어로 Vamos sim André! sim André!를 반복적으로 외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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