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 futbolenpositivo.com

 

기술과 전술은 축구라는 종목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모든 종목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반면에 이에 대한 정의와 이 둘의 상관관계는 국내에서 비교적 명확치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통상적으로 '기술'(Técnica)이라는 행위는 이를 실행하는 주체가 개인이다. 축구 종목으로 보았을 경우에는 공을 가진 선수가 공이라는 대상을 가지고 실행하는 컨트롤, 드리블, 패스 등의 행위들을 얼마만큼 효율적으로 정확하게 해낼 수 있느냐가 그 선수의 기술적인 능력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우리가 특정 선수의 기술적인 능력 중에서도 패스 능력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을 하고 싶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형태로 이를 측정할 수 있다. 

 

먼저 선수를 기준으로 선수가 패스라는 행위를 통해서 공을 보내야하는 목적지를 설정을 하고, 선수가 그곳을 향해 공을 보내게 하는 것이다. 다만 이를 유의미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패스라는 행위를 통해서 공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속도, 그리고 패스를 실행하는데 있어서 사용하는 발의 부위, 공의 높이를 기준으로 한 패스의 종류, 그리고 다양하게 설정된 거리까지 여러가지 기준들을 추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이러한 기준들을 바탕으로 일정 횟수 이상의 표본을 뽑아내어 대상이 된 선수의 패스 능력을 수치화 시킬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자면 10회, 20회, 100회 등 일정 숫자 이상의 패스를 시도해서 정해진 기준에 부합하는 패스를 성공 시킨 횟수를 계산하여 수치화 시킨다. 선수를 기준으로 20미터 지점에 목적지를 설정하고, 인사이드 패스로 10회의 패스를 시도하게 하여 일정 속도 이상으로 공이 목적지에 도달한 횟수가 7번이라면, 해당 선수의 20미터 거리에 대한 인사이드 패스 능력은 10점 만점에 7점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적인 능력의 측정은 패스 뿐만 아니라 드리블, 혹은 컨트롤의 경우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해당 기술적 행위의 성공여부를 판가름 짓는 세부적인 기준들을 각각의 행위에 맞게 설정하고 적용한다면 각각의 행위에 대한 선수의 기술적인 능력을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드리블이라면 직선 드리블이냐 혹은 방향 전환이 있는 드리블이냐의 코스를 정하고,자신의 주발을 사용하느냐 반댓발을 사용하느냐, 혹은 양발이냐 등의 기준을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준에 맞는 드리블을 통해서 코스를 통과하는데 걸린 시간의 평균을 낸다면 이 또한 해당 선수의 드리블이라는 능력에 대한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술적인 능력의 측정에 대한 기준과 그 방식을 보았을 때 이에 대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의문점은 비교적 명백하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나온 평가의 결과가 실질적으로 축구라는 종목을 행하는 과정, 즉 11대11 상황에서 경기를 펼치는데 있어서도 동일하게 선수의 능력으로써 발현이 되느냐 라는 것이다. 기술능력 측정에서 10번 패스를 시도해서 8번을 성공시킨 선수가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로 10번 패스를 시도하면 8번을 성공시킬 수 있느냐라는 질문에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로 하여금 이러한 의문점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그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그 원인을 바로 전술(Táctica)라는 또 다른 요소에서 찾을 수 있다.

 

축구는 11명의 선수들이 또 다른 11명을 상대로 공을 놓고 말 그대로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답을 내놓아야 하는 순간의 연속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 답이란 것의 도출과정을 '상황 인식-판단 및 결정' (Percepción-Toma de decisión)의 프로세스로 정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의 역습에 대응해야 하는 센터백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때 센터백은 가장 우선적으로 공을 가진 상대 선수의 위치를 확인할 것이고 자신과 해당 선수와의 거리, 그리고 우리 골대까지의 거리 등을 파악할 것이다. 또한 잠재적으로 공에 관여할 수 있는 상대 선수의 숫자와 이들의 위치, 자신과 함께 이를 막아설 수 있는 동료의 숫자와 위치를 파악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것 자체가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인식 그 자체, 즉 정보를 얻기 위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 이러한 상황인식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무래도 시각적인 정보가 될 수 밖에 없으며, 반면에 부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경로는 동료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청각 정보가 가장 일반적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이러한 상황인식을 통해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이 어떠한 동작, 즉 어떠한 기술적 행위를 언제 어떻게 행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 및 결정을 내리게 되는데, 이 판단 및 결정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전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즉 '전술적인 능력이 좋은 선수'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함으로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당 상황에 대한 올바른 판단 및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선수를 의미하게 된다.

 

다만 전술을 기술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있는 부분은 바로 이를 행하는 주체라는 부분이다. 기술은 결국 개개인이 행하는 것으로 그 행위 자체에 대한 성공과 실패를 온전하게 개인의 행위로써 판단할 수 있는 반면, 전술의 최종적인 주체는 개인이라는 작은 구성요소들이 모여 구성하는 팀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성공과 실패의 여부는 다수의 행위로써 판단되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공을 가진 미드필더가 자신이 가진 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상대 수비라인의 뒷공간을 공략하는 쓰루패스를 시도하는 판단을 내려서 이를 실행했다고 가정해보자. 상대 수비라인의 높이가 비교적 높았고 이를 공략할 수 있는 동료가 있다는 시각정보를 바탕으로 판단을 내렸으며, 기술적인 관점에서도 패스의 속도나 정확도 또한 훌륭했다. 하지만 이 쓰루패스를 받아야할 동료가 해당 상황을 인식하지 못했고 그 결과 필요한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 하면서 공이 연결되지 않았다면, 이 패스는 결국 상대에게 공의 소유권을 내줘버리는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된다. 이처럼 전술이라는 것의 주체는 그 최소 단위인 1vs1 상황 정도를 제외하고는 항상 2명 이상의 선수가 관여된 팀의 관점에서 이해되어져야만 한다.

 

그렇다면 최종적으로 이제는 이러한 기술과 전술이 어떠한 상관관계에 놓여 있으며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관점이 필요로 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용의 전개 과정에서 기술과 전술을 나눠서 정의하기는 했지만, 결국 축구에서의 기술과 전술은 축구라는 종목을 온전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가 없는 요소들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위의 예를 든 상황들에서 알 수 있듯이 기술적인 부문에서는 굉장히 뛰어난 수치를 기록한 선수라고 할지라도, 상황인식을 통해서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 즉 전술적인 능력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선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적인 능력을 경기 중에 발현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반대로 상황인식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고 이를 통해서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전술적인 능력을 갖춘 선수라고 할지라도, 최종적으로 그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실행하기 위한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면 결국 전술적인 능력은 큰 의미를 가질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기술과 전술이라는 요소는 '기술과 전술'이라는 각기 다른 2개의 존재가 아닌, '기술-전술'이라는 유기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 하나의 존재로 이해를 해야만이 비로소 온전하게 이를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향후에는 이러한 기술-전술 능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축구에서의 훈련 방법론적인 부분, 특히 축구 선진국이라고 하는 국가들에서의 유소년 레벨에서의 훈련 방법론이 국내의 훈련 방법론과 어떤 차이를 드러내는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Posted by 장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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