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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4.04 수적우위가 발생하지 않는 이유

이미지 출처 : google.com

 

수원이 폭우 속에 치뤄진 전북과의 홈경기에서 1:3 패배를 기록했다. 특정 선수와 관련된 이슈가 존재했던 양팀 간의 대결이었기에 경기 외적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두팀 간의 대결은, 홈팀이 늦은 시간 1골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먼저 내준 3골의 갭을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끝나게 되었다. 또한 결과라는 관점에서 경기를 얘기하기에 앞서 과정이라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수원은 최근 경기들에서 보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상대가 자신들에게 '공을 가지게 했을 경우'에 개선되어야 할 사항들을 계속해서 드러내는 모습이었다.

 

그림1 : 수원은 공격 국면에서 1.3.5.2, 전북은 수비 국면에서 1.4.4.2의 형태로 경기에 임했다

 

경기에서 전북은 기본적으로 수비 국면에서 1.4.4.2의 형태를 갖춰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수원은 지난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1.3.5.2 시스템으로 공격 국면에서 공격을 시도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수원이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었던 광주와의 개막전과 거의 동일한 조건이 갖춰진 경기였지만, 실질적으로 경기 양상은 광주와의 개막전과는 상당히 큰 차이가 있는 모습이었다. 

 

이는 광주와 전북이 같은 1.4.4.2 형태를 갖추고 수비 국면에 임했다고 할지라도, 양쪽 윙이 어떤식으로 수비에 임했느냐에서 차이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광주의 경우에는 양쪽 윙들이 반라인 정도 전진한 상태로 수원의 좌우 센터백을 압박하기 위한 포지셔닝을 취했고, 이로 인해서 수원의 좌우센터백들은 다른 무언가를 할 필요 없이 공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광주의 좌우 윙을 자신에게 고정(Fijación para dividir)시켜 끌어내는 것이 가능했다. 

 

그림2 : 광주의 윙들은 자신들의 중앙미드필더들 보다 반라인 정도 전진해서 수원의 좌우센터백에 대한 압박을 시도했다.

 

그리고 이러한 광주의 수비형태는 수원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시스템적인 특징을 자연스럽게 살리는 것이 가능하게끔 만들어주었다. 특히 인사이드하프 포지션에 위치한 고승범과 김민우, 좌우 윙백이었던 이기제와 김태환을 통해서 수원은 큰 이점을 가져갈 수 있었다. 광주의 윙들이 전진함으로 인해서 생기는 윙과 중앙 미드필더 사이의 공간을 인사이드하프였던 고승범과 김민우가 위치할 수 있었고, 반면에 좌우 윙백이었던 이기제와 김태환은 광주의 윙이 아닌 광주의 풀백과 1대1 상황을 가져가며 지속적으로 '윙으로써' 플레이 할 수 있는 상황이 연출이 되었던 것이다.

 

그림3: 광주와의 경기에서 수원이 인사이드하프와 윙백을 통해서 가져갈 수 있었던 이점.

 

이에 반해 전북의 경우에는 '좌우윙이 중앙 미드필더와 동일선상을 유지하며' 블록을 유지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광주와는 차이를 드러냈다. 광주의 경우에는 윙이 전진한 상태로 수비국면에 임했기 때문에 수원의 좌우 센터백들이 공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이들을 끌어내는 것이 가능했지만, 전북의 경우에는 윙들이 중앙 미드필더와 동일선상에 위치해서 블록을 형성했기에 수원의 좌우 센터백들은 공을 가졌을 때 드리블을 통해서 이들을 끌어내야만 했다(Conducción para fijar). 기본적으로는 3백과 수비형 미드필더가 전북의 1선에 대해서 가진 3v2+1의 수적 우위와 위치적 우위를 활용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좌우 센터백들은 공을 가졌을 때 공간에 대한 드리블을 통해서 윙백과 함께 상대 윙에 대해서 2v1의 수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어야만 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이후 상황에서 좌우 윙백들이 상대 풀백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1v1 상황을 형성함으로써 이들을 끌어낼 수 있었고, 만약 상대 윙이 윙백을 막았을 경우에는 인사이드하프의 포지셔닝을 통해서 하프스페이스를 활용하는 것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동영상1 : 좌우센터백이 드리블을 통해 윙을 자신에게 끌어들였을 경우 가져갈 수 있던 선택지
동영상2 : 좌우센터백이 드리블을 해서 전진했을 때 윙이 동료 윙백을 막는다면 하프스페이스 채널이 열리게 된다.

 

반면 경기 중 수원이 보여준 모습은 이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다. 가장 근본적으로는 좌우 센터백과 리베로 간의 간격이 너무 멀었기에 공의 순환이 빠르게 이뤄질 수 없었다. 좌우 센터백의 위치가 사실상 4백에서 풀백들이 위치하는 공간에 가까웠기에 공의 순환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사이드 채널까지 밀려나온 상태에서 공을 가졌기에 상대 윙에게 위에서 본 것과 같은 양자택일의 상황을 강요하는 것이 불가능 했다. 좌우 센터백이 상대 윙에게 해당 상황을 강요하기 위해서는 경기장을 가로폭으로 보았을 때 상대 윙을 기준으로 동일한 가로폭을 확보한 상태로 전진해 상대 윙을 정면으로 마주보아야 한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전북의 윙들은 수원의 좌우센터백이 스스로 사이드에 몰린 상태에서 공을 가졌기에 그저 서서 위치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유효한 수비를 가져갈 수 있었고, 이는 특히 왼쪽 센터백이었던 박대원 쪽에서 두드러졌다.

 

그림4 : 사실상 풀백의 공간에서 플레이 했던 수원의 좌우 센터백

 

그림5~7 : 직관시 촬영한 경기 장면. 수원의 3백, 특히 좌우센터백의 포지셔닝을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오른쪽의 경우에는 센터백이었던 장호익이 포지셔닝이라는 관점에서는 왼쪽 센터백이었던 박대원에 비해서 좀 더 적절한 좌우폭을 확보하며 공을 가지는 빈도가 높았다. 하지만 이후 과정에서는 동일하게 어떠한 우위도 살려서 나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는 특히 오른쪽 인사이드하프였던 고승범의 포지셔닝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시즌 경기들을 리뷰하면서도 여러번 언급했지만 1.3.5.2 시스템에서 인사이드하프의 포지셔닝은 항상 상대 미드필더 라인의 등 뒤에서 이뤄져야 한다. 순간적으로 나타나서 다른 공간에서 공을 받는 경우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선수가 점해야 하는 공간은 상대 미드필더 라인의 등 뒤가 되어야 한다.

 

반면 고승범은 이전에 있었던 경기들과 마찬가지로 전북과의 경기에서도 해당 공간에 포지셔닝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측면으로 빠져나와 공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로 인해서 수원은 오른쪽 측면에서도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한채 수적 동위만을 반복하는 모습이었다.

 

 

동영상 3 : 상대 미드필더 라인의 등 뒤가 아닌 오른쪽 측면으로 나와 사실상 풀백처럼 공을 받아 플레이 했던 고승범

 

그림8~9 : 수원의 우측 공격 전개 형태. 센터백이 드리블을 통해서 윙을 끌어들이는 대신, 고승범이 측면으로 나와 공을 받으면서 2v2 수적 동위만을 반복한다.

 

그림10 : 후반 51분. 수원이 경기 중 유일하게 센터백의 드리블 이후 전북의 미드필더라인을 공략하며 하프스페이스를 활용한 상황.

Posted by 장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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