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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0.24 바르셀로나의 해답은 프랭키-부스케츠 3선? 2

이번 시즌 들어서 중원 조합에 다소 애를 먹고 있는 바르셀로나가 주말 있었던 아틀레틱과의 경기에서는 1.4.2.3.1 카드를 꺼내들었고, 전반에만 3골을 몰아넣은 끝에 최종적으로는 4대0의 스코어로 홈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이변 경기에서의 바르셀로나는 단순히 시스템적으로만 변화를 주었다기 보다는 상대의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상대를 공략하기 위한 최적의 형태로써 해당 카드를 꺼내든 모습이었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고 해당 변화를 통해서 바르셀로나가 상대팀이었던 아틀레틱을 어떤식으로 공략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을 가져가보고자 한다.

 



이번 아틀레틱과의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기본적으로 공격 국면에서는 1.4.2.3.1 시스템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번 시즌 들어서 아틀레틱은 수비 국면에서 상대 진영에서는 1.4.4.2, 혹은 1.4.2.3.1 형태를 구축하는 경우가 잦았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써 바르셀로나는 1.4.2.3.1 시스템을 꺼내들었다고 볼 수 있겠다. 다만 바르셀로나의 이러한 접근 방식이 다소 의외라고 느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아무래도 바르셀로나라는 클럽 자체가 1.4.3.3 시스템, 특히 중앙 미드필더를 역삼각형 형태로 배치하는 시스템에 굉장히 익숙하다는 점이다. 

 

부스케츠를 6번 미드필더에 배치한 이후 뻬드리, 가비, 프랭키, 케시에와 같은 선수들이 8번과 10번 인사이드 하프로 배치되는 것이 이번 시즌 현재까지 대부분의 경기에서의 바르셀로나 미드필더 라인 구성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프랭키와 부스케츠를 동시에 기용하되 둘을 1.4.3.3이 아닌 1.4.2.3.1, 즉 동일한 라인에 위치시키는 것 자체는 상당히 낯선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부스케츠의 경우에는 과거 2010남아공 월드컵 당시 샤비 알론소와 함께 비슷한 형태로 중원을 구성했던 경험이 있지만 이미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이후이고 부스케츠는 그 이후로 줄곧 대부분의 경기에서 역삼각형 미드필더 구성의 6번 미드필더, 즉 Medio centro로 플레이 해온 바 있다.

 

반면 이렇게 다소 낯설 수 밖에 없었던 1.4.2.3.1 시스템 활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바르셀로나의 이러한 선발 라인업 구성과 시스템 채용은 경기에서 굉장히 적절하게 작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아틀레틱의 1선과 2선을 공략하는 관점에 있어서 바르셀로나는 프랭키와 부스케츠와 3선 배치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상대로부터 수적 우위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강요하는 것이 가능했다.

 



기본적으로 공을 한쪽 센터백이 가지고 있다고 가정했을 경우 프랭키와 부스케츠는 지속적으로 아틀레틱의 2선을 구성했던 베스가를 상대로 2x1의 수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위 그림의 경우처럼 공이 왼쪽 센터백이었던 에릭 가르시아에게 있는 상황에서 베스가는 공이 위치한 자신의 오른쪽 대각선 방향으로 시야를 고정시킬 수 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프랭키는 베스가의 마크 대상으로써 자리하게 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베스가에게 문제가 되었던 것은 자신의 시야 밖에 위치했던 부스케츠의 존재이다.

 

 

공이 프랭키에게 전개가 된 상황에서 공을 소유하게 되는 프랭키를 마크하기 위해 전진했을 경우, 베스가는 필연적으로 자신의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부스케츠를 무방비로 놓아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의 연출은 공을 받기 직전의 상황에서 상체 페인팅을 활용해 원투터치로 플레이하는 것에 굉장히 능하다고 볼 수 있는 프랭키와 부스케츠가 해당 수적 우위를 활용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결국 두 선수 중 하나가 상대 골대를 등진 상태에서 공을 소유하게 된다고 할지라도 그 이후 상황에서 또 다른 한명은 2x1의 수적 우위를 살려 상대 골대를 마주본 상황에서 공을 받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서 바르셀로나는 공을 가진 상황에서 경기의 흐름을 자신들의 것으로 살리는 것에 성공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있다. 전반 8분 있었던 위 상황의 경우 골키퍼인 테어 슈테겐으로부터 부스케츠가 곧바로 상대 골대를 등을 진 상태에서 공을 건네 받는 경우이다. 공을 건네 받는 부스케츠에 대한 마크를 실행하기 위해서 베스가가 부스케츠를 향해 이동하고 있고, 이로 인해 베스가의 대각선 등 뒤 사각지대에 위치한 프랭키는 자유로운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런식으로 프랭키와 부스케츠는 누가 먼져 공을 건네 받느냐와는 관계 없이 2x1의 수적 우위와 3자 플레이를 통해 둘 중 한명이 앞을 보고 공을 소유할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하는 것에 성공했다.

 



이러한 프랭키-부스케츠 라인의 수적 우위 연출은 단순히 베스가에 대한 2x1에만 그치지 않았다. 이는 기본적으로 프랭키의 위치가 아틀레틱의 2선인 니코 윌리암스와 베스가의 사이였다는 것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1.4.4.2 에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위치했던 니코 윌리암스는 바르셀로나의 왼쪽 풀백이었던 발데에 대한 마크를 가져가야 했음과 동시에 안쪽 공간에 위치한 프랭키에 대한 마크도 가져가야만 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양자택일의 상황이 강요되었던 니코 윌리암스가 만약 안쪽으로 좁혀 공을 가지게 되는 프랭키를 마크했을 경우에는, 왼쪽 풀백이었던 발데가 자유로운 상태에 놓이게 되면서 부스케츠-프랭키-발데가 베스가-니코 윌리암스를 상대로 3x2의 수적 우위를 가져가게 되는 상황 또한 적지 않게 발생했다.

 

 

 

 



이 외에도 프랭키-부스케츠 3선 구성은 바르셀로나가 한쪽 측면으로 공을 전개한 이후 반대쪽 측면으로 공격 방향의 전환을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상당히 큰 실효를 거두었다. 프랭키와 부스케츠는 모두 팀이 자신들의 진영에서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백3를 형성하면서 세번째 센터백으로 기능하는 것에 굉장히 능한 선수이고, 두 선수의 이러한 장점은 1.4.4.2 형태의 수비 진형을 구축했던 아틀레틱의 1선과 2선을 공략하는 과정에 있어서 상당히 효율적으로 기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쪽 측면으로 공이 전개된 상황에서 반대쪽 측면으로 공격 방향의 전환이 이뤄질 경우 프랭키와 부스케츠는 2명의 센터백 중 한명이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한 공간을 활용해 팀의 세번째 센터백으로 기능하는 모습을 비교적 빈번하게 보여주었다. 해당 상황의 연출을 통해서 바르셀로나는 후방에서 아틀레틱의 1선을 상대로 3x2의 수적 우위에 더해 1선의 등 뒤에 위치한 프랭키 혹은 부스케츠의 존재를 통해서 위치적인 우위까지 확보한 3+1 vs 2의 상황을 형성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최종적으로는 아틀레틱의 2선 측면 미드필더였던 니코 윌리암스, 혹은 베렝게르를 세번째 센터백이 끌어들임으로써 좌우 풀백을 완전히 프리 상태로 만드는 것이 가능했던 바르셀로나였다.
 

 

바르셀로나의 네번째 득점이 이뤄지기까지의 과정
 


이러한 프랭키-부스케츠 3선의 세번째 센터백으로써의 기능은 팀의 네번째 득점 장면이었던 페란 토레스의 득점이 이뤄지기까지의 과정에서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난다. 오른쪽 측면으로 한번 공격 전개가 된 이후 왼쪽으로 공격 전개 방향의 전환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부스케츠가 에릭 가르시아가 중앙으로 이동하며 비운 공간을 활용하는 관점에서 세번째 센터백으로써 기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해당 플레이를 통해서 부스케츠는 아틀레틱의 2선을 구성했던 니코 윌리암스를 자신에게 끌어들이는 것에 성공함으로써 발데와 함께 니코 윌리암스에 대한 2x1의 수적 우위를 활용할 수 있었다. 이후 상황에서 발데-페란-프랭키-뎀벨레로 이어지는 공격 전개를 통해서 바르셀로나는 다시 한번 오른쪽 측면으로 공격 전개 방향의 전환을 가져가는 것에 성공했고, 최종적으로는 페란 토레스가 득점을 기록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축구는 매 경기 상대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를 공략하기 위한 최적의 형태로 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바르셀로나가 이번 아틀레틱과의 경기에서 선보였던 1.4.2.3.1 시스템을 활용한 전략-전술이 다른 팀을 상대로도 그대로 성공적으로 기능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재 바르셀로나가 팀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점이나 공격 전개 과정에서의 효율을 극대화 하는 관점에서 볼 때 이번 경기에서 볼 수 있었던 프랭키-부스케츠를 동일한 높이인 3선에 배치하는 1.4.2.3.1 시스템은 향후에도 충분히 상황에 따라서 그 가치를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장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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