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시치가 손흥민의 득점을 방해한다?
Análisis 2022. 10. 14. 15:41 |
해당 상황의 연출을 통해서 에메르송은 프랑크푸르트의 2선과 3선 사이에서 자신의 마크인 하세베를 등지고 있는 케인에게 공을 전개하게 되고, 이후 케인은 공을 가지고 돌아선 끝에 자신에게 고정된 투타의 등 뒤로 대각선 언마크(Desmarque de ruptura)를 시도하는 손흥민에게 공을 연결함으로써 손흥민의 득점을 어시스트 하게 된다.
토트넘의 가장 위력적이고 효율적인 공격 루트인 등을 지고 공을 받는 케인에서 백라인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손흥민으로 이어지는 공격 루트가 정석대로 발현하게 된 것이다.
이 때 중요한 것은 만약 왼쪽 윙백에 이번 프랑크푸르트전에서 선발로 나온 세세뇽이 아니고 페리시치가 나왔다면 손흥민의 득점이 기록되지 않았을까의 여부이다. 만약 페리시치로 인해서, 혹은 안토니오 콘테라는 감독이 페리시치를 투입함으로 인해서 손흥민의 역할에 변화를 주었기 때문에 손흥민의 득점이 감소하고 경기력이 떨어진 것이라면 이러한 전제가 성립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에 대한 설명에서 이미 답이 나와있듯 이에 대한 대답은 명백하게 NO 라고 할 수 있다. 왼쪽 윙백이 세세뇽이 아닌 페리시치가 투입되었다고 하더라도 페리시치의 포지셔닝은 어디까지나 왼쪽 윙백으로서 경기장의 좌우폭을 최대치로 확보하는 터치라인 인근이 되었을 것이고, 페리시치가 득점이 이뤄지기까지의 과정에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프랑크푸르트의 오른쪽 윙백인 야키치가 자신을 지속적으로 의식하게 함으로써 안쪽 공간에 위치한 손흥민에 대한 마크를 전적으로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것 뿐이다.
즉 세세뇽이 아닌 페리시치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누가 되었든 왼쪽 윙백은 어디까지나 손흥민이 득점을 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할 뿐이지 결코 방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실질적으로 손흥민의 경기력과 득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앞서 언급 했던 경기의 흐름, 혹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는 Match Context이다. 경기의 흐름이라는 것에는 굉장히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지만 기본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양 팀의 특성이다.
토트넘과 프랑크푸르트의 경기를 예로 들자면 토트넘이 공격-수비-공격전환-수비전환으로 구성되는 4개 국면에서 어떠한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반대로 프랑크푸르트가 해당 4개 국면에서 어떠한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경기의 흐름과 맥락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얘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토트넘이 하는 경기라고 할지라도 매 경기가 사실상 완전히 다른 경기라는 관점에서 이해되어져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토트넘의 경기를 주로 보는 대중의 경우에는 해당 경기를 '토트넘의 경기'로 이해한다. 즉 경기에서 상대팀을 배제한 상태에서 오직 '토트넘이 무엇을 하느냐'의 관점에서만 경기를 이해하고 바라본다는 것이다.
반면 실제로 축구 경기라는 것은 그렇게 전개되지 않는다. 토트넘의 상대팀이 누구냐에 따라서, 그리고 해당 팀이 어떠한 특성과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경기의 흐름은 완전히 달라질 수 밖에 없게 되고, 이러한 경기의 흐름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어떠한 경기에서는 손흥민을 포함한 특정 선수의 장점이 지속적으로 발현되는 경기 흐름이 이어지는 반면 다른 경기에서는 반대로 선수가 가진 장점이 발현되기 힘든 경기의 흐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프랑크푸르트가 전반전부터 토트넘이 골킥을 포함한 패널티박스에서부터 공격을 전개하는 상황에서부터 강하게 1x1의 형태로 압박을 전개하는 팀이었다면? 아마 손흥민의 첫번째 득점 장면과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는 해당 상황에서 압박을 시도하기 보다는 한발짝 물러나 온전하게 1.5.2.3의 형태를 갖추고 압박을 시도하는 것을 원하는 팀이었고, 이로 인해서 손흥민의 득점은 기록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예를 들어보자면 페리시치가 지속적으로 윙백 포지션에서 뒷공간으로 침투를 시도하기 때문에 손흥민이 뒷공간을 침투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여론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1.3.4.3이라는 시스템을 활용하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1선에서 뒷공간으로 침투를 해야하는 상황과 반대로 윙백에서 침투를 감행해야 하는 상황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는 공이 연결되는 그 순간만을 보았을 경우에는 윙백에게 공이 전개됨으로 인해서 1선이 공을 받을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이번 경기에서 전반전 5분 39초 경 발생한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왼쪽 측면에서 쓰로인이 전개된 이후 오른쪽으로 공격 방향 전환이 이뤄졌고, 이후 다시 한번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공격 방향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이어에서 랑글레로 공이 전개될 때 만약 왼쪽 윙백인 세세뇽이 공을 받기 위해서 공을 가진 랑글레에게 다가올 경우, 세세뇽은 자신의 마크인 야키치를 등 지고 공을 소유하게 되기 때문에 사실상 앞으로 공을 전개할 수 있는 옵션을 갖지 못하게 된다.
하지만 해당 상황에서 세세뇽은 공을 발로 받는 것이 아닌 공간에서 받는 옵션을 택해 수비 뒷공간으로 언마크를 시도하면서 공으로부터 멀어지게 되고, 랑글레는 이러한 세세뇽을 향해 롱패스를 통해 공을 전개하게 된다.
이후 랑글레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세세뇽은 엔드라인 인근에서 먼 포스트를 향해 크로스를 시도하고,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세세뇽의 언마크로 인해서 벌어진 프랑크푸르트의 2선과 3선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 놓이게 된다. 즉 세세뇽이 크로스를 시도한 이후의 상황이 조금만 달랐더라도 되려 손흥민이 득점을 하기에는 더 유리한 상황이 연출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손흥민의 두번째 득점이 기록되었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왼쪽 윙백인 세세뇽이 프랑크푸르트의 오른쪽 윙백인 야키치를 끌고 들어갔기 때문에 손흥민은 프랑크푸르트의 수비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 놓일 수 있었고, 결국 이러한 상황의 연출 안에서 손흥민은 호이비에르의 크로스를 받아 득점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반면 동일한 상황임에도 만약 손흥민에게 공이 연결되지 않아서 득점이 들어가지 않았다면? 일반적인 반응은 아마도 '윙백인 세세뇽이 왜 해당 공간까지 전진해서 손흥민의 자리를 빼앗느냐', '세세뇽 때문에 손흥민이 득점 기회를 놓쳤다'가 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해당 선수가 세세뇽이 아닌 페리시치 였다면 최근 흐름으로 보았을 때 그 반응은 훨씬 극단적이 되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과정이 아닌 결과라는 것을 분석하는 관점에서 진행되는 범인이 정해져 있는 표적 수사에 불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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