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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10.10 안토니오 콘테 1.3.5.2의 핵 호이비에르

이미지 출처 : chof360.com


토트넘이 지난 라운드에서 리버풀을 잡아내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던 데 제르비의 브라이튼을 상대로 원정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며 아스날전 패배에 대한 기억을 지워내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중 챔피언스리그 경기로 인해서 어느 정도의 로테이션이 감행될 것이 예상되기는 했던 토트넘이지만 이번 브라이튼과의 경기에서 생각보다 큰 변화를 준 상태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었는데, 선수 개개인에서 로테이션을 가져간 것 뿐만 아니라 시스템 자체에도 변화를 주면서 기존의 1.3.4.3. 시스템이 아닌 1.3.5.2(1.3.1-2.4)시스템으로 경기를 치루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16/17 시즌 첼시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안토니오 콘테라는 감독을 대변하는 시스템은 항상 1.3.5.2 시스템이었다. 유벤투스 시절과 이탈리아 대표팀 시절에도 경기의 과반수 이상을 1.3.5.2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콘테였고, 반면 첼시로 부임한 이후에는 1.3.4.3 시스템을 팀의 메인 시스템으로 적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바 있다.

이후 인테르에서는 다시 한번 라우타로-루카쿠 투톱으로 대변되는 1.3.5.2 시스템과 1.3.4.1..2 시스템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토트넘에 부임한 이후에는 첼시 시절과 마찬가지로 거의 대부분의 경기에서 1.3.4.3 시스템을 활용했기에, 이번 경기에서의 1.3.5.2 시스템 활용은 사전에 예측하기는 힘든 변화였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지난 시즌 한 차례 정도를 제외하고는 시스템 자체가 팀에 경기 시작부터 적용된 적이 딱히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브라이튼과의 경기에서 토트넘의 1.3.5.2 시스템 활용은 경기 내에서 굉장히 적절하게 기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토트넘이 공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있었던 전반 중반까지의 경기 흐름에 결정적으로 작용하면서 결국 토트넘이 결승골을 넣을 수 밖에 없는 흐름 자체를 가져오게끔 했던 토트넘의 1.3.5.2 시스템이 어떤식으로 경기에서 기능했는지에 대해서 얘기해보고자 한다.

기본적으로 가장 크게 작용했던 것은 왼쪽 인사이드 하프였던 호이비에르의 포지셔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브라이튼이 수비 국면에서 1.5.2.3 형태를 갖추고 수비를 진행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기본적으로 인사이드 하프였던 호이비에르의 위치는 브라이튼 1선 3명 중 좌우에 위치한 그로스의 등 뒤, 그리고 2선을 구성하는 알리스터 혹은 카이세도와 평행한 위치였다.

반면 왼쪽 센터백이었던 벤 데이비스가 공을 가진 상황에서의 호이비에르는 해당 위치에서 벗어나 우리가 통상적으로 풀백 이라고 지칭하는 선수들이 위치하는 공간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이러한 시스템적 Variation, 즉 선수의 위치 변화를 통해서 토트넘이 브라이튼에게 강요했던 상황은 다음과 같다.

만약 해당 공간으로 이동한 호이비에르를 마크하기 위해서 1선을 구성하는 그로스가 뒤로 물러나는 움직임을 가져갔을 경우, 왼쪽 센터백이었던 벤 데이비스는 공을 가지고 공간에 대한 드리블을 실행하며 자유롭게 전진할 수 있었다.

상황이 이런식으로 전개되었을 경우 브라이튼은 공을 가지고 전진하는 벤 데이비스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자신들의 진형의 높이 자체를 수정해야 했기에 공을 가진 벤 데이비스에게 시선이 고정될 수 밖에 없었고, 이를 활용해 벤 데이비스는 브라이튼의 수비 진형을 센터채널로 좁혀들게 한 이후 우측면에서 좌우폭을 확보하고 있던 도허티에게 공격 방향 전환 패스를 전개할 수 있었다.

반대로 측면의 공간으로 빠져나가 '일시적으로 풀백'이 된 호이비에르에 대한 마크를 수행하는 선수가 브라이튼의 2선을 구성하는 카이세도, 혹은 알리스터일 경우, 토트넘은 1.3.5.2 시스템에서 유닛으로 묶이는 3인의 움직임을 통해서 상황을 타개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통상적으로 1.3.5.2 시스템의 경우에는 해당 측면을 구성하는 윙백-인사이드 하프-포워드가 3인 유닛으로 묶이게 되는데, 토트넘은 이러한 3인 유닛을 통해서 브라이튼의 2선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일시적으로 왼쪽 풀백이 되었던 호이비에르는 오른발잡이였기에 대각선 안쪽 방향의 손흥민으로 향하는 패스 라인을 확보하는 것에 이점이 있었고, 이러한 공격 전개 형태를 통해서도 토트넘은 브라이튼의 수비 진형을 뒤로 물러나게 하는 것이 가능했다.

호이비에르의 위치 변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는데, 호이비에르가 가져갔던 두번째 위치변화는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일시적으로 한 라인 밑으로 내려가는 움직임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공이 오른쪽 측면에서 왼쪽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가져갔던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렇게 의도적으로 한 라인 밑으로 내려가 의도적으로 브라이튼의 1선인 그로스의 시야에 들어가는 움직임을 통해서 호이비에르는 그로스에게 벤 데이비스와 자신에 대한 양자택일의 상황을 강요할 수 있었다.

이러한 호이비에르와 위치 변화가 가장 직접적인 실효를 거둔 것은 결승골이 기록되었던 코너킥이 발생하기까지의 과정이다. 우측면에서 좌측으로 공격 전개 방향이 짧은 패스 라인을 통해서 전환되고 있었고, 해당 과정에서 인사이드 하프였던 호이비에르는 6번이었던 비수마와 동일한 라인까지 내려가 위치하게 된다.

이 때 자신의 본래 위치보다 한 라인 밑에서 공을 건네 받은 호이비에르는 순간적으로 웰벡-그로스-알리스터 3인을 자신에게 고정하게 되고, 이로 인해 왼쪽 센터백이었던 벤 데이비스는 공을 건네 받는 상황에서 자신을 마크해야 했던 그로스의 방해 없이 자유로운 상태로 공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

호이비에르에게 고정되어 있던 그로스가 뒤늦게 데이비스에 대한 수비를 실행하기 위해서 움직이지만 데이비스는 호이비에르를 통해서 확보할 수 있었던 시간적-공간적 여유를 통해서 윙백이었던 세세뇽에게 공을 전개하고, 이후 세세뇽은 다시 한번 자신을 마크하는 마취의 등 뒤로 움직이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전개하게 된다.

이후 상황에서 손흥민은 백라인을 직면한 상태로 안쪽 공간으로 드리블을 하게 되고 이로 인해서 브라이튼의 수비 진형은 다시 한번 공을 가진 손흥민에게 고정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의 연출, 즉 우측에서 좌측으로, 그리고 다시 한번 손흥민에 의해서 좌측에서 우측으로 공격 전개 방향의 전환이 되는 상황의 연출을 통해서 우측에서 2선에 위치해 있던 벤탄쿠르는 '수비 할 수 없는 선수'가 되어 있었고, 벤탄쿠르는 직접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슈팅을 통해서 득점이 기록되었던 코너킥을 만들어내게 된다.

손흥민에 의해서 좌측에서 우측으로 공격 전개 방향이 다시 한번 전환되는 상황에서 브라이튼 수비 진형 전체의 시선이 공을 가진 손흥민에게 고정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로 인해서 우측 2선에서 전방의 공간으로 움직이는 벤탄쿠르는 브라이튼 입장에서는 '수비할 수 없는 선수'가 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chroniclelive.co.uk

이번 브라이튼 전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던 호이비에르의 위치 변화를 통한 1.3.5.2 시스템의 variation은 과거 콘테가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직을 수행했을 당시 쟈케리니에 의해서 행해졌던 것과 거의 동일하다. 호이비에르와 마찬가지로 오른발잡이로 왼쪽 인사이드 하프 역할을 수행했던 쟈케리니는 이탈리아 대표팀에서, 특히 유로 2016 본선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였고, 역할이라는 관점에서도 이번 경기에서의 호이비에르와 거의 동일한 역할을 수행했던 바 있다.

기본적으로 손흥민, 케인, 클룹세프스키, 히샬리송까지 전방 4명의 자원을 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1.3.4.3 시스템이 계속해서 메인으로 사용될 것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이번 경기처럼 선수 로테이션을 비롯해 전술적인 관점에서 명백하게 이점이 발생하는 경우라면 추후 1.3.5.2의 경우에도 지속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Posted by 장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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