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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1.02 아스날vs맨시티, 3vs2 트라이앵글의 판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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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전반기 맞대결과는 다르게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면서 자신들의 홈에서 맨시티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것에 성공했던 아스날. 59분경 마갈량이스의 경고 누적으로 인한 퇴장이 발생한 이후에는 경기의 흐름 자체가 많이 기울고 말았지만, 그 전까지는 박빙의 승부를 연출하는 것에 성공했다. 과르디올라의 시티와 경기를 펼칠 경우 대부분의 팀들은 경기에서 많은 시간을 수비 국면, 즉 수비 진형을 완전히 갖춘 상태에서 시티의 지공을 막아내야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일 수 밖에 없고, 이는 아스날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아스날은 자신들의 진형으로 쉽사리 내려앉는 것이 아닌 시티의 진영에서부터 시티의 지공을 무력화 시키기 위한 모습을 적절하게 보여주었다. 특히 공을 가지지 않은 수비 국면에서의 '공격성'을 유지하는 것에 성공하면서, 수비의 가장 수동적인 형태인 '실점하지 않기 위해 공간을 지키는 블록 형성' 과 가장 능동적인 형태인 '공의 소유권을 되찾아 오기 위한 상대 진영에서의 1v1 형태의 압박'이 적절하게 조화된 형태로 공의 소유권과는 관계 없이 경기의 흐름을 리드하는 것에 성공했다.

 

반면 블록을 갖추고 수비를 하는 상황에서 아스날에게 어느 정도 리스크가 존재했던 부분은, 쟈카에게 강제되는 2vs1 상황이었다. 시티는 상대가 4백일 경우, 공격 방향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좌우폭을 완전히 확보하는 윙어에게 공을 연결해 상대 센터백과 풀백 사이의 공간을 벌어지게 하고, 해당 공간을 8번 미드필더의 언더랩을 통해서 공략하는 3vs2 트라이앵글 플레이를 굉장히 적극적으로 가져가는 팀이다. 반대로 쟈카는 자신의 시야, 즉 1선의 등 뒤를 커버함과 동시에, 시티가 오른쪽 측면으로 공을 전개했을 경우에는 3vs3 상황을 만들어 시티가 3vs2 트라이앵글 플레이를 가져가는 것 또한 저지해야만 했다

 

1선의 등 뒤를 커버하기 위해 움직였을 경우에는 자신의 대각선 등 뒤에 존재하는 베르나르두를 커버하는 것에 문제를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쟈카
왼쪽 측면 수비 유닛으로 3vs3 상황 또한 가져가야만 했던 쟈카

 

전체적으로 퇴장이 발생하기 전까지 수비 국면에서의 적절한 압박과 블록 형성을 통해서 좀처럼 시티가 유효한 공격을 가져가지 못하게 하는 것에 성공했던 아스날이었지만, 결국에는 패널티킥이 발생했던 52분 경에는 해당 리스크를 상대에게 그대로 노출하며 경기의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고 볼 수 있다.

52분 경 공의 소유권이 지속적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비교적 낮은 지점에 수비 블록을 형성할 수 밖에 없었던 아스날이었고, 이 과정에서 1선을 구성했던 외데가르와 라까제트 사이의 간격이 벌어져 둘 사이의 공간으로 이동한 드 브라이너가 앞을 보고 공을 소유하는 것을 허용하고 말았다. 1선이 공략 당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공을 가진 드 브라이너에대한 마킹, 즉 1선의 등 뒤를 커버해야 했던 것은 쟈카였고, 이로 인해 아스날은 연쇄적으로 깐셀루-마레즈-베르나르두 실바 트라이앵글에게 3vs2 상황까지 허용할 수 밖에 없었다.

 


만약 드 브라이너에서 마레즈로 다이렉트로 패스가 이뤄졌다면 공과 거리상 가까웠던 마르띠넬리가 베르나르두 실바에 대한 마킹을 가져갈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드 브라이너에서 깐셀루를 거쳐서 마레즈로 공이 전개가 되었기 때문에 마르띠넬리는 깐셀루에게 순간적으로 고정 될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최종적으로 마레즈와 베르나르두 실바가 티어니에 대해서 2vs1 상황을 가져갈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통상적으로 공격 방향의 전환을 생각하면 한 쪽 측면에서 반대쪽 측면으로 한번에 나가는 롱패스를 통해서 전환이 이뤄지는 형태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해당 형태로 전환이 이뤄질 경우에는 전환이 이뤄진 측면에서 수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공이 한번에 먼 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수비로서는 반대쪽 측면으로 쉬프팅(Shifting-Basculación)할 시간이 주어짐과 동시에, 공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수비를 방해하는 요소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위와 같은 형태로 공을 가진 선수를 기준으로 장 가까운 패스라인을 거쳐서 전환이 이뤄졌을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진다. 전환을 가져가는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상대 수비를 공을 가진 선수에게 끌어들여 고정시킴으로써, 반대쪽 측면에서의 수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Cambio de orientación con penúltimo)

 

이후 상황에서 선언된 경기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패널티킥 판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이 갈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패널티킥이 발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내주지 않는 것이 아스날의 수비 국면에서의 목적이었던 것을 감안한다면, 사실상 '시티의 공격 국면vs아스날의 수비 국면'의 대결에서는 경기 결과와는 별개로 시티가 판정승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고 본다.

90분 경기를 계획하는 관점에서 볼 때 수비 국면을 계획함에 있어서 목표가 되는 것은, 항상 단순히 실점하지 않는 것이 아닌 상대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상대의 강점이 발현되지 않게 하는 것', 즉 상대의 공격을 상쇄하고 무력화 함으로써 실점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해당 상황에서 패널티킥이 판정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아스날로써는 시티가 자신들을 상대로 온전하게 3vs2 플레이를 가져갔다는 점, 그리고 이를 통해서 1v1의 강점이 있는 베르나르두 실바와 1v1에 약점을 드러내는 쟈카가 패널티박스에서 대치하는 상황을 허용한 것 자체가 발생해서는 안 될 상황을 허용한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Posted by 장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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